사진=컬리
사진=컬리

지난해 7월 론칭한 뷰티컬리가 컬리의 상장에 ‘플러스’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객단가 높은 브랜드 상품 판매와 유통기한이 길다는 장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평가다.

앞서 컬리는 수천억원대 영업손실로 성장성과 수익성 등에 의문이 제기되며 올초 기업공개(IPO)를 연기한 바 있다. IPO에서 적정 가치를 인정받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컬리는 프리미엄 식품 판매로 쌓아왔던 고급 이미지를 ‘뷰티컬리’로 흐리고 있다는 우려를 받은 바 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컬리의 화장품 전문 플랫폼 ‘뷰티컬리’ 월간 매출액이 국내 유명 백화점 뷰티코너와 막상막하를 기록 중이다. 각 백화점 주요 매장 뷰티 코너의 월 매출액이 200억~250억원 사이임을 감안하면, 뷰티컬리의 연매출은 2400억~3000억원 사이로 전망된다.

뷰티컬리는 인기 브랜드 상품을 중심으로 구색을 갖췄다. 품목은 많지 않지만 꼭 필요한 것은 담았다는 뜻으로 읽힌다. 토니모리, 피지오겔 등 중저가 브랜드도 있지만 꼬달리, 랑콤, 록시땅, 바비브라운, 비오템, 설화수, 에스티로더, 크리니크 등의 백화점 브랜드가 즐비하다. 현재 뷰티컬리는 스킨케어, 럭셔리뷰티, 메이크업, 바디케어, 헤어케어, 구강케어 등 6개 항목으로 나뉘어 품목도 다양하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주요 뷰티 상품 중 가장 저렴한 품목은 1만2380원 미만 ‘메이크업’ 코너에 포함돼 있다. 브랜드 화장품이 주로 포함된 ‘럭셔리뷰티’ 코너의 최고가는 11만9000원 이상으로 되어있다. 이를 고려하면 중간값은 6만5690원이다.

컬리 조사에 따르면 뷰티컬리 론칭 1년간 누적 주문 건수는 약 600만건을 기록했다. 연간 주문건수로 환산하면 매출 규모는 약 3940억원이다. 뷰티컬리 전체 고객 중 구매력 있는 3040세대 비중이 70%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올 10월 뷰티 상품수 역시 전년 보다 약 2배 많아졌다. 전체 매출 중 럭셔리 라인 비중도 3분의 1(33%)을 넘어섰을 정도다.

럭셔리 뷰티 브랜드 러브콜이 늘고 있는 점도 호재다. 에스티로더, 바비브라운, 르네휘테르, 산타마리아노벨라, 라 메르 등은 최근 뷰티컬리에서 ‘컬리온리’ 단독 기획 상품을 다수 선보이고 있다. 단독 상품이 입소문이 나면 고객을 끌어 모으는 집객 상품으로 활용 가능하다. 최근에는 ‘파운데이션 명가’로 불리는 아르마니 뷰티가 뷰티컬리에 론칭해 주목받았다.

실제 컬리 3분기 실적이 고공행진하며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컬리는 24일 올해 3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265억원 증가한 528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동기간 영업손실은 630억원에서 407억원으로 줄었다. 전년 보다 줄어든 영업손실은 223억원으로, 늘어난 매출액과 불과 42억원 차이다. 늘어난 매출액 대부분이 영업이익으로 돌아간 셈이다.

업계에서는 뷰티컬리 약진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일단 뷰티컬리에서 취급하는 화장품은 마켓컬리에서 다루는 신선식품보다 보관이 용이하다는 부분이 장점이다. 프리미엄 식품은 객단가가 높아도 기간 내 팔리지 않으면 저렴하게 팔거나 재고를 폐기 처분할 수밖에 없는 특성이 있었다. 10만원이 넘는 세트 상품이 즐비할 정도로 객단가가 높은 부분도 플러스 요소다. 통상 고가의 상품일수록 유통사 이익률이 높다. 뷰티컬리 성장이 영업손실 축소와 정비례 관계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컬리 관계자는 “럭셔리 뷰티 브랜드들이 뷰티컬리에서 단독 기획 상품을 다수 선보이는 이유는 뷰티컬리가 가지고 있는 독보적인 플랫폼 경쟁력과 마켓컬리를 통해 이미 지니고 있는 충성고객층 덕분”이라며 “라이브커머스 회차당 평균 시청자 수는 13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오직 컬리몰에서 진행해 자체적으로 흡수한 시청자수라는 점에서 더욱 이례적인 성과”라고 말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인 라이브커머스 방송의 회당 평균 접속자 수는 2만명 안팎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