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 대표님과 고위 임원들께서 계속해 로드맵을 만들어 보라 하시는데요. 부정 이슈가 발생한 이 상황에서 로드맵이라고 하면 어떤 형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 로드맵을 완성한다 해도 실제 상황이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도 많잖아요? 이슈관리에서 로드맵이 진짜 중요 한 건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슈관리에 있어서 ‘로드맵’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향후 해당 이슈가 전개될 방향과 형태 그리고 관련 변수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예측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말씀대로 물론 완성된 로드맵이 실제 그대로 이루어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예측도’의 의미이지, ‘예언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로드맵에는 크게 상수(常數)와 변수(變數) 요인이 두 축을 이룹니다. 변하지 않는 수, 항상 성립하는 수라는 뜻의 ‘상수’란 이슈관리 로드맵에서는 이슈가 발생해 진화되는 ‘정해진 패턴’을 의미합니다. 큰 방향성입니다. 그 방향으로 나감에 있어 정해진 절차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규제기관의 조사 프로세스나 소송의 진행 프로세스 등이 정해진 상수 요인이 되겠습니다. 일종의 이슈 진행 캘린더라고 생각하셔도 되겠습니다.

그 외 가변적 요인으로서 변수란 이슈관리 로드맵에서 주로 예상되는 핵심 이해관계자들의 움직임이 되겠습니다. 언론의 움직임이 대표적이지요. 돌발적으로 발생 예상되는 새 이슈도 그 중 한 종류가 되겠습니다. 또한 자사의 대응방식에 따라 생겨날 수 있는 이해관계자 환경 변화도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정이슈가 발생하여 사회적 논란이 발생했을 때, 기자회견을 하는가, 하지 않는가, 또는 한다면 언제 하는가, 책임 인정 범위에 오너까지 포함해야 하는가? 대표이사 선에서 해야 하는가 등등이 종종 변수가 되곤 합니다.

일반적으로 상수들을 가로축으로 놓고, 변수들을 세로축으로 놓아 각각 교차점에서 의사결정 할 수 있는 분석내용과 옵션을 제시하는 형태로 로드맵은 완성됩니다. 이 로드맵의 가장 큰 가치를 꼽자고 하면 무엇보다도 최고의사결정자들의 불안함을 상당 부분 경감시켜준다는 것입니다.

그분들에게는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부정 이슈만으로도 놀란 마음이 생겼을 것입니다. 그에 더해 언론을 포함한 이해관계자 개입으로 시시각각 혼란한 상황이 전개되며 고통받다 보면, 그분들은 대부분 일희일비하게 됩니다. 모든 것이 혼란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이지요.

이때 정해진 로드맵이 제시된다면, 그분들은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가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앞으로 어떤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는 예상은 가능 해 집니다. 그에 더해 그 상황을 잘 넘기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변수 관리를 해야 하는지 이해하게 됩니다. 혼란한 환경 속에서 스스로 통제 가능한 변수들을 찾아 내, 그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로드맵은 절대 실제로 그대로 전개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목적으로 만드는 것도 아닙니다. 장거리 여행을 할 때 언제 어느곳에서 어떤 교통수단에 탑승할 것인지, 그 교통 수단은 목적지를 어디로 향하는지, 얼마의 시간이 예상되는지, 어느 휴게 지점을 지날 것인지를 알면 우리는 심리적 안정을 찾기 쉬워집니다. 그에 더해 탑승자인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무엇을 하게 되면 어떤 상황이나 영향이 발생할지를 정리해 이해할 수 있다면 더욱 더 그 여행은 안정적인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안정감이 바로 로드맵의 가장 큰 가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