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젤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 사진=휴젤
휴젤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 사진=휴젤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품들이 글로벌 시장 곳곳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휴젤과 메디톡스는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해외 시장에서 창출해 냈다. 대웅제약 또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만 놓고 보면, 대부분의 매출이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발생했다.

또 수출액만 놓고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실적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중견 기업 중에서는 휴온스글로벌이 자회사 휴온스와 휴메딕스 성장에 힘입어 폭발적인 수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매출 상위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해외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크게 늘어났다.

수출액이 가장 많은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요 거래 기업이 유럽과 미국 소재 글로벌 빅파마다. 따라서 전체 매출의 대부분이 수출 실적으로 잡히고 있다. 

3분기까지 누적 수출액은 2조54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2.83% 급증했다. 유럽지역 수출액이 1조7940억원으로 68.4%의 비중을 차지했고 미국이 5745억원(21.9%)로 뒤를 이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글로벌 시장에서 K바이오 저력을 과시했다. 3분기까지 누적 수출액은 1조 6754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17.47% 늘었다. 램시마와 램시마SC가 각각 7727억원, 2478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3분만에 1조 매출을 넘어선게 눈에 띈다. 램시마는 정맥주사, 램시마SC는 피하주사 방식의 동일성분 바이오의약품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현재 해외 시장에서 직접판매 시스템 구축이 한창이다. 그동안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아시아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 간접판매 방식을 취해왔다. 유럽, 아시아, 중남미 등에서 안정적인 직접판매 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올해부터는 글로벌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직접판매를 시작한 상태다.

이어 녹십자, 유한양행, 한미약품의 수출액이 많았다. 녹십자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주력 수출 제품 가운데 하나인 ‘헌터라제(헌터증후군치료제)’ 실적이 주춤했음에도 수출액이 분석 대상 기업 가운데 3번째로 많았다. 

녹십자는 3분기까지 지난해 보다 3.2% 감소한 2127억원을 수출했다. 독감을 비롯 백신류가 955억원, 혈액제제류가 715억원의 수출액을 기록중이다.

유한양행은 전체 매출 가운데 14.7%인 2083억원이 해외 시장에서 발생했다. 유한화학이 1452억원으로 해외사업 매출 대부분을 책임졌다. 지난해 대비 성장률은 40.72%에 달했다. 한미약품은 1350억원 규모의 의약품을 해외 시장에 수출했다. 수출 성장률은 24.15%에 달했다.

보툴리눔 톡신·필러 앞세운 K쁘띠성형 인기

출처=각사 3분기 보고서
출처=각사 3분기 보고서

수출액 기준 6위부터 10위까지는 보툴리눔 톡신업체들이 대거 포진했다. 보툴리눔 톡신업체 매출 구조는 국내 보다 해외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동남아를 비롯 해외 시장에서 가격경쟁력과 품질력을 인정받으면서, 갈수록 해외 진출 국가가 늘어나는 추세다.

먼저 휴젤이 지난해 보다 19.11% 늘어난 1244억원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휴젤은 주요 수출 무대는 아시아와 유럽 및 중동이다. 아시아가 61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유럽 및 중동 매출은 330억원에 달했다. 미주 지역은 210억원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이어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각각 1165억원, 842억원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보다 대웅제약은 17.69%, 메디톡스는 14.3% 각각 증가했다.

대웅제약은 특히 보툴리눔 톡신 제품인 ‘나보타’ 수출 증가가 돋보였다. 나보타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1133억원 중 글로벌 매출이 935억원에 달했다. 전체 매출 가운데 83%가 해외에서 발생한 셈이다.

대웅제약 측은 미국 미용 톡신 시장 점유율이 11%에 달하는 등 선진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의 성장세를 강조하고 있다. 실제 나보타의 해외 매출 비중은 61%(2021년), 77%(2022년), 83%(2023년 3분기 누적)로 미국 진출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메디톡스 또한 아시아, 아메리카 시장을 넘어 유럽과 중동으로까지 글로벌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올해 3분기 현재까지 아시아 지역 매출이 5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아메리카가 35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기업 중에서는 휴온스글로벌이 가파른 수출 성장곡선을 그렸다. 휴온스글로벌은 3분기까지 78.43% 급증한 647억원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주요 계열사 휴온스의 리도카인 주사제와 휴메딕스의 필러 및 보툴리눔 톡신 제품 수출 증가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동국제약, HK이노엔, JW중외제약, 제일약품, 일동제약, 보령 등의 수출 실적이 지난해 보다 감소했다. 이 가운데 보령의 수출액 감소폭이 64.14%로 가장 컸다. 보령 측은 “중국 현지 판매사와의 계약해지, 해외사업 재편에 따른 감소”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