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20일 영국-프랑스 순방길에 오른 윤석열 대통령 내외. 사진= 연합뉴스

부산광역시의 2030년 국제박람회(엑스포) 개최를 위한 우리나라의 마지막 홍보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개최지 확정 표결은 오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BIE(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서 진행된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개최지 확정의 ‘캐스팅 보트’인 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마지막 유치전에 돌입했다. 

캐스팅 보트 유럽 표심을 잡아라

2030년 엑스포 개최를 두고 경쟁하는 지역은 우리나라의 부산,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그리고 이탈리아의 로마 등 3개 도시다. 28일 BIE 총회에서는 3개국의 최종 경쟁 프레젠테이션 이후 179개 BIE 회원국의 비밀투표로 개최지가 최종 확정된다. 

표결은 1차투표 혹은 2차 결선투표로 진행된다. 특정 도시가 전체 표결의 3분의 2 이상을 득표한 최다득표지가 될 경우 개최지로 바로 확정되면서 투표가 종료된다. 최다득표지가 전체 표결의 3분의 2 이상을 득표하지 못한 경우 3위 도시를 제외한 상위 2개 도시를 대상으로 2차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결선투표에서 더 많은 득표를 기록한 도시가 개최지로 최종 확정된다. 

현재 경쟁 구도는 약 70개 국가의 지지를 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가장 유리한 상황이고 부산은 그 다음으로 많은 국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리야드와 부산의 지지 격차는 매우 근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비교적 최근인 2015년 밀라노엑스포를 개최했던 이력이 있기 때문에 지역 균등 차원에서 가장 불리하다. 

1차 투표에서 최다 득표가 어렵다면, 리야드의 3분의 2 이상 득표를 저지하고 2차 투표에서 이탈리아를 지지했던 유럽 BIE 회원국들의 표를 가져오는 것이 우리에게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렇기 때문에 2030 부산엑스포를 위한 우리나라의 마지막 홍보 마케팅은 유럽에 집중되고 있다. 

​사진= LG프랑스 사를드골 공항에 설치된 삼성전자의 부산엑스포 홍보 광고판. 사진= 삼성전자
​사진= LG프랑스 사를드골 공항에 설치된 삼성전자의 부산엑스포 홍보 광고판. 사진= 삼성전자

정부-기업 ‘원 팀’ 돼 유럽 공략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부산엑스포 유치에 있어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움직이는 ‘원 팀’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이는 정부가 전 세계 여러 국가들을 외교적으로 접근하는 자리에 기업인들이 동행해 해당 국가와의 비즈니스 협력을 논의하는 등의 방식으로 실행됐다. 캐스팅 보트인 유럽을 상대로 한 마지막 유치 홍보전도 같은 관점에서 진행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오전, 5박 7일 일정의 영국·프랑스 순방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 편으로 출국했다. 영국 국빈 방문은 양국 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영국 국왕 찰스 3세가 대통령 내외를 초청하면서 이뤄졌다. 

20일부터 23일까지(현지시간) 총 3박 4일 동안 윤 대통령은 영국 의회 연설, 버킹엄궁 국빈 만찬 그리고 리시 수낙(Rishi Sunak) 영국 총리와의 ‘한-영 정상회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영어로 진행될 영국 의회 연설에서 윤 대통령은 140년의 긴 역사를 이어 온 영국과 우리의 협력 강화와 더불어 부산의 엑스포 개최에 대한 의지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국에서의 일정 이후 윤 대통령은 프랑스로 이동해 현지 주재의 각국 BIE 대표들과 오찬·만찬 행사에서 만나 부산의 엑스포 유치 지지를 호소한다.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에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2~15일(현지시간) 총 2박 4일간의 일정으로 파리를 방문해 각국 BIE 대표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한 총리는 BIE 대표들에게 “엑스포는 경쟁이 아닌 연대의 장이 돼야 한다”라며 “한국은 부산엑스포를 통해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진정한 연대의 가치를 실천할 것”이라고 엑스포 개최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주요 기업들은 총회 참석 차 파리를 방문할 각국 BIE 회원국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이미지 마케팅을 전개했다.  

삼성전자가 프랑스의 메인 공항인 샤를드골 국제공항 2E 터미널 입국장에 총 14개의 대형 광고판을 설치해 부산엑스포를 집중적으로 알렸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독일 베를린 IFA 2023,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등 유럽에서 개최된 주요 행사에 맞춰 현지에서 부산 엑스포 광고를 진행해 왔다. 

파리 에펠탑 인근에서 진행된 LG의 부산엑스포 버스 공개 행사. (사진 왼쪽부터) 김혁기 LG전자 파리법인장, 장성민 대통령 특사, 유원 LG전자 홍보대오협력센터장 부사장. 사진= LG 
파리 에펠탑 인근에서 진행된 LG의 부산엑스포 버스 공개 행사. (사진 왼쪽부터) 김혁기 LG전자 파리법인장, 장성민 대통령 특사, 유원 LG전자 홍보대오협력센터장 부사장. 사진= LG 

LG는 총 210대의 부산엑스포 광고버스 운영(영국 런던), 대형 광고판 설치(벨기에 브뤼셀)에 이어 28일 BIE 총회 당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총 2030대(대형 2층버스 2대, 시내버스 2028대)의 부산엑스포 광고버스를 운영한다.    

지난 10월 BIE 회원국 관계자를 초청해 부산의 경쟁력을 알리기 위해 개최된 부산엑스포 심포지엄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은 심포지엄이 열리는 파리 파빌리온 가브리엘과 K-POP 콘서트가 열린 라데팡스 아레나 주변에서 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인 아이오닉5·EV6 아트카를 운행했다. 

같은 맥락으로 재계 총수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동차그룹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순방에 동행해 현지 마케팅에 힘을 보탰다.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위원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한덕수 총리의 파리 방문 일정에 동행해 BIE 주요 인사들과 만났다. 

부산의 엑스포 개최라는 국가적 과제를 성사시키기 위한 마지막 총력전이 시작됐다. 우리의 염원이 담긴 ‘라스트 댄스’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