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스커피 신촌역점 전경. 출처=KG할리스F&B
할리스커피 신촌역점 전경. 출처=KG할리스F&B

커피업계가 해외 매장을 철수하거나 출점 속도를 늦추는 등 해외사업에 힘을 빼는 모습이다. 이는 국내 치킨, 베이커리 브랜드들이 해외 매장을 늘려가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커피의 경우 상품 특성상 맛이나 품질 면에서 차별화를 꾀하기 어렵고 해외 국가마다 자국 커피 브랜드들이 발달해 있는 등 장벽이 높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할리스커피는 해외 매장을 모두 폐점한 상태다. 2015년까지만 해도 중국, 베트남, 태국, 필리핀, 페루 등지에서 할리스 매장 50여 곳이 운영됐다. 할리스커피는 추후 여건 변화에 따라 해외 시장에 다시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단계다.

투썸플레이스도 기존 해외 점포를 전부 철수했다. 아직까지 해외 시장 재진출 계획도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투썸플레이스는 과거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전개했는데 2018년 기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현지 주요 도시에서 45개 매장을 운영했다.

갓 해외 진출 첫 발을 뗀 컴포즈커피는 숨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컴포즈 커피가 싱가포르에 해외 1호 매장을 낸 시점은 지난 9월이다. 싱가포르 매장은 직영점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컴포즈커피는 시장성 테스트 목적으로 싱가포르에 1호점을 열었고 추가 해외 점포 출점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디야커피는 괌 1호점 개장을 준비 중이다.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8월 괌 진출 계획을 공식화한 바 있다. 괌 매장은 이디야커피가 2008년 중국 사업을 접은 이후 다시 선보이는 해외 점포다.

BBQ 필리핀 로빈슨 마그놀리아점에서 현지인들이 치킨을 즐기고 있다. 출처=제너시스BBQ
BBQ 필리핀 로빈슨 마그놀리아점에서 현지인들이 치킨을 즐기고 있다. 출처=제너시스BBQ

국내 치킨·베이커리 브랜드들이 해외 매장을 확대해나가는 데 반해 커피업계의 해외 공략에는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는 분위기다.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는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K푸드’ 열풍에 힘입어 1년 만에 해외 매장을 지난해 500여곳에서 올해 700여곳으로 크게 늘렸다. 제너시스BBQ는 미국·캐나다·일본·독일 등 57개국에 진출해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도 해외 점포 출점 행렬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뚜레쥬르의 해외 매장은 2016년 289곳에서 올해 9월 400여곳으로 7년새 100곳 이상 늘었다. 여기에 뚜레쥬르는 오는 2030년까지 미국 지역 매장수를 1000개 이상으로 확장한다는 중장기 목표도 세웠다.

이에 대해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커피는 재료 원산지부터 이미 에티오피아 등 다른 해외 국가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카테고리로, 애초에 경쟁력을 살리기 힘든 상품”이라며 “호주만 보더라도 글로벌 커피 체인인 스타벅스조차 일찌감치 발을 뺐을 정도로 자국 커피 문화나 관련 브랜드들이 주를 이뤄 진출 장벽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