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질문]

저희 회사에서 한 달 사이에 영업부서 직원들이 약 1~2주일 간격을 두고 3명이나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올 초에도 기술직 직원들이 그런 식으로 다른 회사를 가는 바람에 회사 운영에 큰 곤란을 겪은 적이 있는데 비슷한 일이 또 벌어지니 업무 공백은 둘째치고 분노마저 치솟습니다. 보나마다 자기들끼리 미리 약속하고 사표를 낸 것이 틀림없는데 이런 일을 미리 막을 방법은 없는지요?

[노무사의 답변]

중견기업에서는 간혹 직원들이 서로 담합(?)하여 퇴직하는 일이 있습니다. 이렇게 직원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남아있는 직원들의 근무 사기도 크게 떨어지는 심각한 문제가 회사에 발생합니다. 집단퇴직을 직원들이 하는 이유와 그 대책을 같이 생각해봅니다.

먼저 그 이유를 보면,

첫째, 집단퇴직은 그동안 조직 내부에서 줄서기 문화가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권력의 추가 어느 순간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다른 편에 줄을 섰던 직원들이 “더 이상 이 회사에서는 미래가 없다"며 회사를 떠나는 것입니다.

둘째, 경쟁기업에서 사람을 빼 갈 경우입니다.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면 회사를 살리겠다는 경영진의 마음과는 정반대로 직원들은 “언제 그만둘까?"를 생각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경쟁기업이 연봉을 올려준다며 스카우트 제안을 하면 쉽게 사직을 합니다. 그렇게 퇴직한 직원이 기존 직원들까지 유혹해서 다른 회사로 옮겨버리게 되면 회사 조직은 일순간에 무너집니다.

셋째, 직원들이 담합퇴직을 하는 회사들을 보면 평소에도 직원들의 퇴직을 가볍게 여기는 풍토가 이미 조성된 기업인 경우가 많습니다. 직원이 사직 의사를 밝히면 퇴직의 이유도 물어보고, 우수 인력이면 처우개선을 약속하는 등 퇴직을 막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평소에 퇴사를 방관했던 기업이라면 직원들이 회사 떠나가는 것을 부담없이 생각하게 됩니다.

자, 그럼 직원들의 집단퇴직을 미리 막을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경영진의 리더십을 확립하라", “직원들에게 회사의 비전을 제시하라" 등의 이야기는 짧은 기간 내에 할 수도 없고 무엇보다 “뜬구름 잡는"식의 대책들입니다.

물론 이런 노력이 전혀 필요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선 당장은 할 수 있는 조치들을 해야 합니다.

첫째, 직원 입사 시 “부당유인행위 금지" 각서를 받아 담합퇴직을 사전에 차단하는 방법입니다. 이는 재직 중 또는 재직 이후라도, 동료직원을 유혹하여 퇴직하게 만드는 “유인행위"를 하지 못하게 하고 만약 이를 위반하여 동료직원을 사직하게 했을 경우 회사가 입은 손해를 배상하는 내용이 적힌 각서인데, 이를 입사 시 미리 받음으로써 담합퇴직으로 인한 경영 타격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둘째, 사후적 대책으로는 “업무방해죄"로 형사고소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직원들이 같은 시기에 동시에 퇴직해서 회사 업무의 공백을 넘어 저해할 수준에 이르렀다면 퇴직 의도가 설사 회사의 업무 공백을 노리고 한 것이 아니더라도 법률적으로 업무방해죄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이런 형사적 조치가 이미 떠난 사람들을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없겠지만, 남은 직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