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황성필 국회입법조사처 재정경제팀 입법조사관, 김석균 엠브레인 상무, 클라스 샤버그 아시아태평양국제주류연합 디렉터, 윌슨 델 소코로 이사,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 올리비아 비덴 이사, 마크 켄트 스카치위스키협회 회장, 김민욱 데일리샷 대표. 출처=제노그룹코리아
사진 왼쪽부터 황성필 국회입법조사처 재정경제팀 입법조사관, 김석균 엠브레인 상무, 클라스 샤버그 아시아태평양국제주류연합 디렉터, 윌슨 델 소코로 이사,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 올리비아 비덴 이사, 마크 켄트 스카치위스키협회 회장, 김민욱 데일리샷 대표. 출처=제노그룹코리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 발달로 주류 소비자들의 편의성과 선택권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온라인 주류 판매 허용’이 화두로 던져졌다. 하지만 청소년 음주 조장을 비롯해 골목상권 생존권 위협이 부작용으로 제시되는 등 찬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양상이다.

1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에서 ‘주류통신판매 활성화 논의를 위한 국회포럼’이 열렸다. 포럼은 최승재 국민의힘 국회의원실과 아시아태평양국제주류연합(APISWA)이 각각 주최, 주관했다.

이날 황성필 국회입법조사처 재정경제팀 입법조사관은 ‘주류통신판매 허용 관련 쟁점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황 조사관은 “최근 들어 국세청에 주류 관련 규제 개선 건의 사항이 다수 접수되고 있다”며 “이는 전자상거래가 활성화한 데다 다양한 방식으로 주류를 소비하길 원하는 소비자 관심이 반영된 결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주류산업 진흥과 소비자 편익 증대를 위해 바로 규제를 완화하기에는 청소년 음주 등 여러 부작용이 우려되는 실정”이라면서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하되 그 과정에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조치가 반드시 수반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국세청 ‘주류의 통신판매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에 따라 전통주로 인정받지 못한 주류는 온라인 판매가 불가하다. 다만 온라인 주문 후 매장에서 신분증을 보여주고 주류를 직접 수령해가는 ‘스마트 오더’나 음식점 등에 설치된 ‘무인 주류 자동 판매기’를 통해 로 주류 판매를 부분 허용하고 있다. 무인 주류 판매기는 구매자들로 하여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성인인증을 거치도록 한다.

반면 미국과 캐나다, 호주, 영국 등 주요 해외 국가들은 온라인 주류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의 경우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주류 판매가 가능하다. 미국의 경우 앨라배마와 유타주를 제외한 모든 주와 특별구에서 와인의 온라인 판매를 허용 중이다. 캐나다는 온타리오, 퀘벡,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정부 산하에 담당기관을 두고 온라인 판매를 관리 감독하고 있다.

국세청, 주류 통신 판매 ‘중립’ 입장 밝혀…소상공인은 ‘생존위협’ 강조

패널 토론 현장. 사진=이솜이 기자
패널 토론 현장. 사진=이솜이 기자

이날 포럼에서는 김성수 한양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좌장을 맡아 온라인 주류 판매 허용을 둘러싼 정부부처와 관련 업계 간 입장과 대안 등을 논의하는 패널 토론도 진행됐다. 토론에는 이완희 국세청 소비세과 서기관, 심재식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구조개선정책과 과장, 조성현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사무총장, 도정한 쓰리소사이어티스 대표, 이충환 경기도상인연합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완희 서기관은 “해외 사례를 따져보면 주류 판매 시간이나 연령, 장소 제한 등 다양한 주류 접근성 제한 정책이 시행되는 데 반해 한국은 주류 통신 판매 제한 외에는 별다른 규제가 없다”며 “국세청은 주류 통신 판매 확대와 관련해 중립적인 입장이고, 관련 부처 및 주류업계와 협의해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바탕으로 신중히 사안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온라인 주류 판매가 허용되면 도소매업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반대 의견도 나왔다. 이충환 회장은 “특히 대기업과 대형 유통 플랫폼 등이 주축이 된 온라인 주류 판매는 도소매업체의 경쟁력을 떨어트려 매출 감소는 물론 시장 상권 잠식과 같은 부작용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일부 주종에 한해 온라인 판매를 먼저 허용해나가는 등 절충안도 제시됐다. 이에 대해 조성현 사무총장은 “맥주나 와인 같은 저도주 먼저 전향적으로 온라인 판매를 허용하고 추이를 지켜보다 보면 문제점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문제 요소들이 개선돼 나가는 추이를 지켜보고 향후 전면 허용하는 쪽으로 접근해나가는 방법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