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가 수도권이어서 아이들이 초등생인 젊은 부부들이 많이 삽니다. 실제 체험을 받으러 오는 통계를 보아도 압도적으로 다수입니다. 그들이 오면 좋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지친 표정으로 와서 안쓰러워집니다.

오늘도 두 아이를 데리고 엄마, 아빠가 왔습니다. 역시 힘들어 보이는데 특히 엄마가 지쳐 보였습니다. 우선 재미있게 진행하고, 가능하면 그들이 쉼 속에 더 화목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먼저 열린 질문. 붉은 홍자(字)를 쓰는 홍해(紅海)에 파란 돌을 던졌는데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색깔이 조금 바뀔거라는 등 머리를 쓰는 표정. 잠시 뜸들이다 그냥 돌이 가라앉았다는 답과 함께 쉬러 왔으니 순해지자 합니다. 이어 숲의 신비를 찾아 나섭니다. 소나무 줄기에 새겨진 원숭이 얼굴 찾기, 밤나무에 만들어진 염소 두상 찾기, 죽은 나무에 정확히 원의 형태로 만들어진 딱따구리집 찾기... 아이들 눈이 반짝입니다.

마음을 열고 산행을 합니다. 트리허그를 하며 남기고 싶은 말도 하고, 한강이 조망되는 언덕에서 말없이 흘러가는 강을 보기도 합니다. 솔숲에서 지팡이 넘기기, 솔방울 던지기 같은 게임을 재미있게 합니다. 이어 ‘무엇이 중한고?’라는 게임 시간. 각자 다른 방향으로 매트에 앉습니다. 빈 용기와 큰 돌, 조약돌, 모래 더미를 주고, 5분 내에 빈 용기에 그것들을 채워보라고 합니다. 질문 및 상의 금지. 시간이 되어서 멈추고 서로의 결과를 돌아보게 합니다. 대부분 허겁지겁 그것들을 채우다 보니 남은 재료가 많습니다. 다시 원위치. 그리고 설명합니다.

주어진 빈 용기는 자신의 한번뿐인 삶을 말합니다. 재료들도 각기 의미가 있는데, 큰 돌은 가족과 시간 보내기, 건강 유지 같이 인생의 근본 의미가 있는 일. 조약돌은 직업, 집, 자동차같이 중요하긴 해도 없어도 사는 요소들. 모래는 SNS, TV, 게임 등 주변적 요소. 이 설명을 하고 이제 10분을 줄테니 채워보라고 2차 게임을 합니다.

그러면 대부분 차분하게 큰 돌을 먼저 넣고, 조약돌과 모래를 중간중간 채워 넣어 남김없이 거의 채웁니다. 결국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중요한 것을 먼저 해야 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모든 일을 뒤죽박죽했다고 소감을 말합니다. 주로 아빠들이 그런 쪽에 많이 있게 됩니다. 그때 나도 그랬다고 고백을 하지요. 또 서로들 간에 정말 중요한 것이 무언가에 대해 얘기를 나누게도 합니다. 아이들에게 어려울 줄 알았는데 기우였지요.

마지막으로 가족 스크럼. 요가 매트를 깔고, 아버지가 먼저 북쪽으로 눕고, 큰 자녀가 아빠 배를 베고 동쪽으로 눕고, 엄마가 자녀 배를 베고 남쪽으로 눕고, 마지막으로 작은 자녀가 엄마 배를 베고 서쪽으로 누우며 아빠에게 자기 배를 베개로 제공(?)합니다. 그러고는 가운데로 손을 맞잡은 후 무언의 다짐 시간. 그들이 한 뼘은 더 화목하고 행복해졌길! 특히 지친 엄마, 아빠들이 조금은 힐링이 되었기를 바라며 그들이 좀 더 견디며 자녀들의 많은 걸 품어주는 부모 숲이 되길 기대하며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