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년 간 라거 맥주 시장이 주춤한 데 반해 무알콜 맥주 시장은 반짝 성장세를 나타내며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건강 관리를 위해 음주를 절제하는 대신 한번 술을 마실 때 위스키 등 고급 주류를 찾는 소비문화가 확산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라거 맥주는 저온에서 효모가 아래로 가라앉는 ‘하면 발효’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맥주를 가리킨다. 라거의 경우 국내 맥주 시장에서 80%~90%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할 만큼 판매 비중이 높은 편이다. 오비맥주 ‘카스’, 하이트진로 ‘테라’, 롯데칠성음료 ‘클라우드’ 등이 라거 맥주에 해당한다.

6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소매 판매액(직구·내수 등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판매) 기준 국내 라거 시장 규모는 1조4888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5년 전인 2018년 1조3327억원과 비교해 11% 늘어난 수준이다. 라거 맥주 시장은 2019년 1조2619억원, 2020년 1조1321억원, 2021년 1조1268억원 순으로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다 지난해(1조2610억원)부터 회복 국면에 접어든 흐름이다.

같은 기간 무알콜·저알콜 맥주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다. 2023년 무알콜·저알콜 맥주시장 규모는 5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무알콜·저알콜 맥주시장은 2018년 140억원에서 2020년 240억원으로 2년 만에 71% 급증한 데 이어 지난해(560억원)에는 500억원대를 돌파했다.

라거 맥주와 무알콜·저알콜 맥주 판매량에서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판매량 기준 올해 라거 맥주 판매량 규모는 21억1100만리터(ℓ)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18년 18억4300만리터와 비교해 15% 증가한 수준이다. 맥주 판매량 규모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연속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지난해(19억2300만리터)부터 반등하는 추세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반면 무알콜·저알콜 맥주 판매량은 5년 새 4배 가까이 뛴 양상이다. 연도별 무알콜·저알콜 맥주 판매량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년 연속 600만리터에 머물다 2020년 900만리터, 2021년 1600만리터, 2022년 2200만리터로 빠르게 늘어왔다. 올해는 판매량이 2300만리터에 이를 전망이다.

라거 맥주와 무알콜·저알콜 맥주 시장 분위기를 가른 주 요인으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건강 관리를 중시하는 소비 경향이 짙어지면서 절주 문화가 조성된 점이 꼽힌다. 여기에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음주 횟수는 줄어들었지만 술을 즐기는 상황에서는 위스키, 와인 등 고급 주류를 선호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로모니터 관계자는 “특히 1990년 중반~2010년 초반에 태어난 소위 ‘Z세대’들은 절주하는 세대”라며 “이들은 신체·정신 건강을 우선시 하고 주기적으로 운동은 물론 건강을 고루 생각해 영양을 섭취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에는 적극적인 음주 소비가 젊음의 상징으로 통했지만 최근 들어 Z세대와 같은 젊은 소비자들은 ‘적지만 더 나은(less but better)’ 가치를 추구한다”면서 “자연스레 프리미엄 주류 소비 열풍이 일고 고가의 위스키나 와인 소비량이 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