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트라’ 주요 제품. 출처=아모레퍼시픽
‘에스트라’ 주요 제품. 출처=아모레퍼시픽

뷰티업계가 일본 시장에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거나 현지 사업 전담 조직을 구성하는 등 현지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몇 년새 국내 화장품 일본 수출 규모가 크게 확대된 데다 ‘K팝’으로 대표되는 한류 문화 확산에 힘입어 한국 화장품을 찾는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9월 자사 메디뷰티 브랜드 ‘에스트라’와 메이크업 브랜드 ‘헤라’를 일본 시장에 새롭게 선보였다. 에스트라는 출시 직후 현지 멀티 브랜드숍 ‘아토코스메’ 매장 12곳에 입점했으며 지난 1일부로 로프트 오프라인 매장 101곳에 추가로 진출했다. 헤라 역시 아토코스메 도쿄, 오사카점에 공식 입점을 마쳤다.

아모레퍼시픽은 2006년 일찌감치 일본 시장에 발을 디뎠다. 이후 2011년 ‘에뛰드’, 2018년 ‘이니스프리’, 2020년 ‘에스쁘아’를 순차적으로 진출시켰으며 지난해에도 ‘라네즈’를 출시하는 등 현지 내 입지 확대에 주력해왔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은 이달 1일 일본사업팀을 신설했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은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닥터지는 2021년 일본에 진출했다. 닥터지는 ‘로프트’, ‘돈키호테’ 등 현지 오프라인 매장 3400곳을 비롯해 온라인 오픈마켓 플랫폼 ‘큐텐 재팬’, ‘라쿠텐’ 등에 입점해 있다.

현지 진출 2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1월~8월 누적 기준 일본 내 닥터지 브랜드 오프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8% 급증했다. 이 같은 실적은 협업 제품 개발 및 마케팅 등이 견인했다. 닥터지는 최근 현지 유명 화장품 분석 전문가이자 인플루언서 ‘푼바키’와 공동 개발한 두피 케어 제품 ‘두피랩’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아이돌 그룹 ‘샤이니’를 현지 브랜드 모델로 발탁하고 온·오프라인 프로모션을 전개 중이다.

애경산업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루나’도 단기간에 오프라인 입점 매장이 눈에 띄게 늘었다. 루나는 지난해 11월 로프트와 ‘프라자’, ‘도큐핸즈’ 650여곳 점포를 시작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빠르게 늘려왔다. 그 결과 지난 8월 집계 기준 루나 입점 매장수는 3100여곳으로 1년도 안돼 5배 가까이 급증했다.

‘루나’ 제품. 출처=애경산업
‘루나’ 제품. 출처=애경산업

애경산업은 2021년 루나와 ‘에이지투웨니스’를 앞세워 ‘아마존 재팬’과 큐텐 등 현지 온라인 플랫폼에 진출했다. 여기에 지난해를 기점으로 자사 뷰티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 입점을 본격화하는 등 현지 판매 채널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일본 화장품 수출이 호조세를 띄면서 뷰티업계의 현지 시장 공략에도 탄력이 붙는 모습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용·메이크업 및 기초화장품 수출 규모는 6억2245만5000달러(한화 약 8341억원)으로, 2019년 3억4275만9000달러(한화 약 4593억원) 대비 82% 증가했다.

일본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주 요인으로는 K팝 등 한류 문화 확산 효과가 꼽힌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일본 내 한류 열풍이 식지 않으면서 우리나라 인기 뷰티 브랜드들을 둘러싼 현지 소비자 선호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어 “여기에 일본 현지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국 여성들의 메이크업 방식은 물론 눈썹, 헤어스타일 등을 동경하는 분위기도 형성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고가의 명품 브랜드에 의존하기 보다 다양한 정보를 직접 수집해 화장품을 소비하는 일본 시장 특성상 한국 화장품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제품으로 통하는 점도 하나의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