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 사진출처=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출처=연합뉴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2회 연속 동결했다. 미국 경제가 ‘강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다.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종료됐다는 기대가 강화됐다. 뉴욕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1.71포인트(0.67%) 오른 3만3274.58로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44.06포인트(1.05%) 오른 4237.86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10.23포인트(1.64%) 뛴 1만3061.47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연준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5.25%~5.5% 범위로 유지했다. 지난 9월에 이은 2회 연속 동결이다.

연준은 성명에서 “3분기 경제활동은 강한 속도(strong pace)로 확대됐다”며 경제에 대한 평가도 상향했다. 9월에는 경제가 ‘견고한 속도(solid pace)’로 성장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또 장기 국채금리 급등세 등 최근의 금융 환경도 반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더 높아진 장기 국채 수익률로 인해 최근 몇 달간 금융환경이 크게 긴축됐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다만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과정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했다.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은 틀렸다며 다음 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매파적 언급으로 해석되지는 않았다.

미 재무부는 분기 국채 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장기물 증액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 재무부는 다음 주에 국채 1120억달러를 매각할 예정이다. 이는 3분기의 1030억달러에서 늘어난 것이지만 시장 예상과 대체로 일치하는 수준이다.

10년물과 30년물은 매달 각각 20억달러, 10억달러씩 늘릴 예정이다. 8월에 예상한 수준보다 각각 10억달러씩 적은 수준이다. 20년물 증액 속도는 그대로 유지됐다.

미 국채 금리는 급격히 우하향했다. 오후 4시 기준, 벤치마크인 10년물은 11.4bp(1bp=0.01%포인트) 떨어져 4,761%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은 11.5bp 하락한 4.959%로, 5% 아래로 밀렸다.

12월 금리인상 전망도 낮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 12월 인상 가능성은 전날 28.8%, 일주일 전 29.3%에서 17.1%로 확 떨어졌다. 내년 6월까지 기준금리가 현 수준보다 인하될 가능성은 67.6%로 전날의 50% 수준에서 크게 높아졌다.

이날 나온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미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9월 구인 건수는 전월보다 5만6000건 늘어난 955만3000건으로 집계돼 전문가 기대치 925만건을 웃돌았다.

반면 민간 고용조사업체 ADP가 발표한 10월 민간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11만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쳐 시장예상치 13만명 증가를 밑돌았다. 10월 임금 인상률은 5.7%로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전미공급관리자협회(ISM)의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7로 9월(49.0)보다 낮아졌다. 이는 시장 예상치(49.0)를 밑돈 수치다. ISM 제조업 PMI는 12개월 연속 50을 밑돌고 있다. PMI는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미만이면 위축을 나타낸다.

반면, S&P글로벌의 10월 제조업 PMI는 50으로 최종 집계돼 전월의 49.8을 상회했다.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대형 기술주들이 지수상승을 주도했다.

AMD는 3분기 매출 58억달러, 주당순이익 0.70달러로 예상치를 웃돌면서 9.69% 급등했다.

일본 카옥시아와의 합병논의를 중단하고 플래시메모리 사업부문 분리 계획을 발표한 웨스턴디지털은 3.96% 올랐고, 엔비디아와 인텔도 각각 3.79%, 2.16% 상승했다.

이밖에 메타(3.51%), 아마존(2.94%), 테슬라(2.40%), 마이크로소프트(2.35%), 알파벳(1.91%), 애플(1.87%)도 뛰었다.

공유사무실 기업 위워크는 파산보호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에 46.49% 폭락했다.

유가는 연준의 금리 동결과 재고 증가 소식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58센트(0.72%) 하락한 배럴당 80.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 2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