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가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콜 방식을 둘러싼 파열음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은 여파가 여전한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7월부터 회계감리에 전격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2020년부터 최근까지 매출을 부풀린 혐의(외부감사법 위반)를 포착했다는 설명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장을 추진하며 일종의 매출 뻥튀기를 시도했고, 그 규모만 3000억원에 달한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이라면 연매출 절반에 해당되는 액수를 분식회계했다는, 가히 공포스러운 이야기입니다.

무슨 문제일까?
카카오모빌리티의 핵심 서비스인 카카오T 블루는 크게 카카오모빌리티, 그리고 자회사 KM솔루션과 가맹사(택시회사)라는 세 개의 축으로 이뤄집니다. 

실질적인 비즈니스는 크게 두 개의 계약을 바탕으로 전개됩니다.

먼저 KM솔루션이 가맹 계약서 제13조에 따라 차량 관리, 차량 배차 플랫폼 제공, 전용 단말기 유지보수, 경영 관리, 정기적인 가맹서비스 품질관리 등 가맹 서비스를 가맹사에 제공하고 그 대가로 운행 매출의 20%를 계속 가맹금(로열티)으로 받는 것과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사 중 업무 제휴 계약을 맺은 곳으로부터 차량 운행 데이터와  광고 및 마케팅 참여 등의 지원을 제공받고 그 대가로 약 15%를 지급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가맹사가 1000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가정한다면 KM솔루션이 가맹금으로 20%인 200원을 가져가고, KM솔루션의 모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사에게 150원을 제공한다는 뜻입니다.(가맹사들로부터 미래 모빌리티 전략에 필요한 데이터 등을 지급받는 대가며, 모든 가맹사로부터 받는 것은 아니다)

나아가 다소 거칠게 비유하자면 이커머스 아마존이 입점 업체들로부터 매출의 20%를 월세처럼 받은 후, 아마존 자체 AI 머신러닝 개발에 데이터 등을 제공해 도움을 준 일부 업체들에게 그 중 15%를 제공한다는 개념입니다. 

전자는 가맹 계약, 후자는 업무 제휴 계약이지요.

이렇게 될 경우 하나의 기업집단군으로 볼 수 있는 카카오모빌리티-KM솔루션이 올린 매출은 얼마일까요?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 100% 자회사인 KM솔루션이 200원의 매출(가맹 계약)을 올렸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사에 150원을 줬으니(업무 제휴 계약) 실제 매출은 50원으로 봤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두 개의 계약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전제를 깔려 있습니다. 가맹 계약의 매출 대부분을 다시 '페이백'한다는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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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의 해명은?
카카오모빌리티의 계산은 다릅니다. 매출은 200원이 맞다는 입장이지요. 왜? 두 개의 계약(KM솔루션과 가맹사-카카오모빌리티와 가맹사)은 명백하게 서로 다른 계약이라는 주장입니다. 그 연장선에서 실제 매출은 가맹사가 KM솔루션에 제공한 20%가 맞고,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사에 제공하는 15%는 비용 및 지출이라는 해명입니다.

두 계약이 서로 관련이 없다고 말하는 근거는 무엇일까요? 먼저 가맹사로 계약을 맺더라도 업무 제휴 계약은 체결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맹 계약은 카카오T 블루 생태계에 들어오려면 당연히 해야지만, 업무 제휴 계약은 필수가 아니라는 뜻이지요. 

두 계약이 사실상 하나의 패키지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페이백' 논리도 다소 무력화되는 분위기입니다. 만약 페이백이라면 두 개의 계약은 함께 돌아가야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데이터센터 화재 당시 가맹 서비스를 일시적으로 제공하지 못했을 무렵,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사에 가맹금 20%를 청구하지 않았지만, 가맹점에서 수행한 광고활동 및 데이터 제공에 대한 대가는 ‘업무 제휴 계약’에 의거하여 전액 정상 지급되었습니다. 또 KM솔루션이 가맹사로부터 계속 가맹금을 수취하지 못해 미회수 채권이 발생하는 경우, 카카오모빌리티는 광고활동 및 데이터 제공에 대한 비용은 계약서 내의 지급 기일 내에 정상 지급하고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금감원과 카카오모빌리티의 핵심 이견은 가맹 계약과 업무 제휴 계약이 하나의 패키지냐, 혹은 분리되어 있는 계약이냐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논란이 벌어진 후 지금까지의 상황을 살펴보면 두 계약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장처럼 별건이라는 쪽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두 계약이 하나의 패키지가 아니라는 명백한 증거(데이터 센처 및 미수금 상황 당시 두 계약이 다르게 움직인 정황)들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가맹사들 전부가 업무 제휴 계약을 맺은 것도 아니기에 두 계약이 패키지라는 주장은 더욱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무엇보다 각 계약의 목적(가맹 로열티, 미래 모빌리티 발전)이 뚜렷하게 다르고 주체(KM솔루션, 카카오모빌리티)도 구분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사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가맹계약 직전 명확하게 알려주기도 합니다.

금감원이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장을 위해 매출을 뻥튀기했다는 주장을 하는 것도 현 상황에서는 다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순이익은 그대로인데 매출을 뻥튀기한다? 오히려 기업가치 떨어집니다. 그것도 연매출 절반에 해당되는 금액을? 충격과 공포입니다. 아무리 다이내믹 코리아라고 하지만 이 정도 수준의 식견과 마인드로 분식회계를 시도하는 '크레이지한' 기업은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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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최대의 실책,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것
물론 확언할 수 없지만, 이번 사상초유의 역대급 카카오모빌리티 분식회계 혐의는 해프닝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한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있습니다. 바로 가맹 계약으로 잡히는 20%의 매출. 지나치게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업무 제휴 계약도 15%가 되는 점이 묘해집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글로벌 사례를 들어 20%의 매출을 잡았다고 말했으나 이는 한국에서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기에 경쟁력이 없는 수치며, 그렇기 때문에 업무 제휴 계약 매출 15%가 더 의미심장해 보이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 지점에 대한 추가 설명이나 혹은 개선이 필요합니다. 계산기를 두드렸을때 모든 가맹사로부터 20%의 매출을 걷고 추후 그 상당수들에게 15%를 주는 것이 이득이라 생각한 것이라면, 그 생각 자체가 카카오모빌리티에게는 통한의 일격이 될 수 있습니다. '연결의 저주'가 시작되니까요.

나아가 최대의 실책을 저지른 것을 명확하게 인정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바로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것. 물론 없던 시장을 만들어가는 상황이라 일일히 챙기기도 어렵고 또 사실 스스로도 무엇을 설명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소모적인 논란에서 벗어나려면, 카카오모빌리티는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