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흑연 수출 통제 정책 영향이 3개월 안에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 23일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열린 민관 합동 흑연 공급망 대응회의 모습.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중국 정부의 흑연 수출 통제 정책 영향이 3개월 안에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 23일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열린 민관 합동 흑연 공급망 대응회의 모습.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중국 정부의 흑연 수출 통제 정책 영향이 3개월 안에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에 비슷한 사례가 있었고, 한국이 중국의 흑연 주요 수출국이라는 이유에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30일 공개한 ‘중국 흑연 수출 통제의 영향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대중국 흑연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 시행시 일시적으로는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과거 사례로 보면 약 3개월 가량 지난 시점에서 수출 재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9월에 우리나라의 흑연 제품 대중국 수입 의존도는 천연 흑연은 97.7%, 인조 흑연은 94.3%다. 사실상 전량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셈이다. 중국 흑연 수출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10.3%로 미국 13.0%에 이어 2위다.

이처럼 이차전지 음극재에 사용되는 흑연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최근 중국 정부가 이런 흑연 수출 통제에 나서 배터리 업계 근심도 커진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무역협회는 과거에도 중국이 흑연 수출 통제를 시행했다가 정상화됐다고 언급했다. 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과거 흑연 수출 통제를 시작한 2006년 9월 중국의 흑연 수출은 전년도 동월과 비교해 24.4% 급락하며 10월까지 줄었으나, 수출 통제 시행 3개월 차인 2006년 11월부터는 흑연 수출이 플러스 성장세로 전환하며 정상화 수순을 밟았다.

게다가 중국은 한국에 흑연을 팔지 않으면 경제적인 타격을 받는 구조다. 중국은 세계 최대 흑연 순수출국으로 중국 내부 수요만으로는 초과 공급이 발생할 수 있어 우리나라로 수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은 2020∼2022년 연평균 6억달러의 인조 흑연을 수출한 세계 최대 공급자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이 현재 세계 흑연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천연 흑연은 모잠비크와 브라질, 인조 흑연은 일본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할 수 있다. 또 배터리 산업에서도 흑연을 대체할 수 있는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개발해 공급망 리스크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도원빈 연구원은 “과거 중국 흑연 수출 통제 영향이 2개월로 제한적이었다”며 “한국이 중국에 중요한 수출 시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와 교역은 빠르면 3개월 내로 정상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이번 중국의 수출 통제 조치는 미국에 대한 보복성 조치로 해석된다”면서 “미·중 관계가 악화하면 미국에 공장을 둔 한국 배터리 기업으로의 수출 허가가 지연·반려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