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그레칼레의 삼지창 엠블럼이 가장 먼저 시선을 이끌었다. 외관은 전체적으로 세련된 럭셔리카 느낌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소영 기자
마세라티 그레칼레의 삼지창 엠블럼이 가장 먼저 시선을 이끌었다. 외관은 전체적으로 세련된 럭셔리카 느낌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소영 기자

이탈리아엔 3대 명차가 있다. 람보르기니와 페라리,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 ‘마세라티’다. 으르렁거리는 배기음과 날카로운 핸들링으로 찬사 받는 마세라티는 엄연히 레이싱 DNA를 물려받은 근본있는 럭셔리카다.

‘그레칼레’는 마세라티가 르반떼 이후 두 번째로 선보이는 SUV 모델이다. 마세라티는 바람의 이름을 따서 모델명을 짓는 전통으로 유명한데, 지중해서 부는 강력한 북동풍이라는 뜻의 그레칼레는 명성에 걸맞은 디자인과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이날 시승한 트림은 그레칼레의 중간 트림인 모데나였다.

삼지창 엠블럼은 마세라티의 상징이다. 로마의 판테온 신전을 형상화했다는 전면 그릴도 고급스럽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소영 기자
삼지창 엠블럼은 마세라티의 상징이다. 로마의 판테온 신전을 형상화했다는 전면 그릴도 고급스럽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소영 기자

마세라티 한남전시장에서 그레칼레를 처음 마주했을때 가장 먼저 시선을 빼앗은 건 바로 전면의 삼지창의 엠블럼이었다. 독특한 삼지창의 엠블럼이 “오늘 탈 차는 바로 나, 마세라티야!”라고 말을 건네는 것 같았다. 전면 그릴은 로마의 판테온 신전을 형상화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뚫어져라 살펴보니 신전의 기둥과 처마 형상이 담긴 것도, 아닌 것도 같았다.

측면에서 후면으로 이어지는 곡선이 특징적이다. 사다리꼴 라인이 둥글게 보이는 차량 이미지에 스포티함을 더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소영 기자
측면에서 후면으로 이어지는 곡선이 특징적이다. 사다리꼴 라인이 둥글게 보이는 차량 이미지에 스포티함을 더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소영 기자

외관은 전반적으로 둥글고 묵직한 느낌이다. 고사양 엔진이 장착됐지만 스포츠카처럼 날카롭게 빠진 모양새는 아니다. 그럼에도 측면에서 후면으로 이어지는 곡선이 ‘잘 달리는 차’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었다. 후면에서는 사다리꼴의 라인이 스포티함을 더하고 무게감은 덜어줬다.

마세라티 그레칼리 모데나 크기는 전장 4850mm, 휠베이스 2901mm, 전고 1665mm, 전폭 1980mm이다. 포르쉐 카이엔보다는 살짝 작은 수준으로 같은 그레칼레라도 각 트림마다 크기가 다르다.

압도적인 붉은색의 시트가 운전자를 반긴다. 시트의 색상은 선택 가능하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소영 기자
압도적인 붉은색의 시트가 운전자를 반긴다. 시트의 색상은 선택 가능하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소영 기자

반전은 차 문을 열었을 때 시작됐다. 단단하고 차분해보이는 외관과 대조되는 붉은색의 시트가 과감하게 포인트를 더했다. 그레칼레의 강렬한 붉은색의 시트는 젊은 운전자들을 이끄는 매력적인 요소로 보였다. 자칫 가벼워 보일 수 있는 색의 시트를 마세라티는 완전히 다른 정체성으로 녹여냈다.

2열은 성인 3명이 앉을 수 있을 만큼 공간이 충분하다. 컵 홀더는 가운데 좌석 등받이에 숨겨져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소영 기자
2열은 성인 3명이 앉을 수 있을 만큼 공간이 충분하다. 컵 홀더는 가운데 좌석 등받이에 숨겨져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소영 기자

널널한 실내 공간도 빼놓을 수 없다. 2열 공간에는 성인 여성 3명도 거뜬한 공간이 확보된다. 2열의 레그룸과 헤드룸도 넉넉해 모든 탑승자가 공간적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트렁크 용량은 535리터로, 골프나 캠핑과 같은 아웃도어 레저를 즐기기에도 무리가 없는 크기였다.

실내 인터페이스는 완전히 ‘디지털’화 된 모습이었다. 마세라티의 심볼인 센터페시아 아날로그 시계의 자리를 디지털 시계가 대신하고 있었다. 컨트롤 측면에서 그레칼레에 적용된 철학은 미니멀리즘에 가까웠다.

조작 장치는 모두 터치형 디스플레이에 담겨있다. 마세라티의 심볼인 둥근 아날로그 시계도 디지털로 바뀌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소영 기자
조작 장치는 모두 터치형 디스플레이에 담겨있다. 마세라티의 심볼인 둥근 아날로그 시계도 디지털로 바뀌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소영 기자

조작 장치는 두 개의 터치형 디스플레이가 대신하고 있었다. 12.3인치의 메인 디스플레에서는 휴대폰을 연결해 내비게이션이나 노래를 틀 수 있다. 하단에 위치한 8.8인치 디스플레이에서는 에어컨이나 통풍 시트와 같은 운행 설정이 가능하다. 모든 방식은 터치로 이뤄진다. 다른 물리적인 버튼은 없다.

마세라티의 진가는 시동을 켜며 시작됐다. 시동을 걸자 명성이 자자한 배기음이 무겁게 차를 울렸다. 페달을 밟자 부드럽게 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레칼레는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주행성능을 가졌다.

속도를 줄이고자 할땐 부드럽게 차가 감속한다.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높여보자 할땐 힘에 부치는 느낌없이 질주한다. 페달을 밟는 느낌은 전반적으로 묵직하다. 밀리지 않고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의 정확한 제동을 구현한다. 부드럽지만 힘있는 차, 그레칼레를 말하는게 아닐까.

원하는 모드에 따라 주행감을 바꿀 수 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숨겨져있던 마세라티의 레이싱 DNA가 드러난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소영 기자
원하는 모드에 따라 주행감을 바꿀 수 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숨겨져있던 마세라티의 레이싱 DNA가 드러난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소영 기자

그레칼레의 주행 모드는 총 4가지로 컴포트, GT, 스포츠, 오프로드 등이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경쾌한 배기음이 주행의 재미를 더한다. 핸들도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일반 도로 주행환경에서는 컴포트 모드가 제일 편안하게 운전이 가능했다.

안전성과 운전자 편의성도 기존 모델에 비해 발전했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모데나에는 자율주행 레벨2 수준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이 탑재됐다. 마세라티가 디지털 편의성부터 주행 감성까지 놓치지 않으려 노력을 기울였다.

그레칼레의 장점으로 기능과 감성, 편안함을 꼽는다. 모든면에서 고르게 분포한 정삼각형 차량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소영 기자
그레칼레의 장점으로 기능과 감성, 편안함을 꼽는다. 모든면에서 고르게 분포한 정삼각형 차량이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이소영 기자

이날 시승한 그레칼레 모데나 트림은 최고 출력 330마력의 4기통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했다. 제로백 시간은 5.3초, 최고 속도는 시속 240km다. 기능과 감성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마세라티 그레칼레 모데나 판매가격은 1억3000만원.

이날 조수석에 탑승한 동승자에게 짧은 소감을 물었다. 20대 후반 동승자는 “마세라티에서만 느낄 수 있는 하차감이 마음에 들었다”며 “무엇보다 고급스러운 빨간색의 시트가 마세라티 외관과 너무 잘 어울렸다”고 만족스러운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