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미국 하와이에서 스냅드래곤 서밋 2023을 연 가운데 알렉스 카투지안 퀄컴 테크날러지 수석부사장은 25일(현지시각) 한국 취재진들과 만나 새로운 스냅드래곤 시리즈의 제작은 TSMC가 맡는다고 밝혔다. 다만 멀티 파운드리 전략을 가동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의 협업은 긴밀하게 진행중이라 강조했다.

최근 구글과의 협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RISC-V에 대해서는 "의미있는 경쟁이 될 것"이라 밝혔다.

신형 스냅드래곤, TSMC가 만든다

알렉스 카투지안 수석부사장은 서밋을 통해 공개된 스냅드래곤8 3세대와 스냅드래곤X 엘리트 파운드리 제작은 TSMC 4나노 공정으로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안정성을 이유로 TSMC 4나노 공정을 택했다"면서 "그간 많은 테스트를 통해 최적의 파트너와 함께하는 것"이라 말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8 1세대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맡겼으나 2세대부터 TSMC와 협력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퀄컴이 TSMC에 물량을 몰아준 시기는 삼성전자가 GOS 논란의 여파로 엑시노스2300 양산을 포기, 스냅드래곤8 2세대로만 갤럭시S23 물량을 채운 시기와 일치한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파운드리도 놓친 상태에서 자사 모바일AP 전략도 휘청거려 스냅드래곤 의존도가 더 높아지는 순간이다.

다만 그는 "삼성전자와는 30년을 함께 한 관계"라며 "파트너십은 굳건하며,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부와도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운드리 전략 자체는 멀티 파운드리로 간다. 그는 "스냅드래곤이 소화해야 하는 물량을 고려할 때 당연히 멀티 파운드리로 가야 한다"면서 "당분간 이런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멀티 파운드리 물량 내 삼성전자 파운드리 소화 분량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고, 내년에 공개하는 4세대 파운드리 후보에 대해서도 "아직 언급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알렉스 카투지안 수석부사장. 사진=최진홍 기자
알렉스 카투지안 수석부사장. 사진=최진홍 기자

RISC-V, 좋은 대안
퀄컴은 스냅드래곤 서밋 2023 직전인 18일 구글의 웨어 OS(Wear OS)에 탑재될 RISC-V 기반 웨어러블 솔루션 개발에 돌입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스냅드래곤X 엘리트의 오라이온 IP를 두고 ARM과 난타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ARM 진영의 반대편인 RISC-V에 힘을 실어주는 퀄컴의 행보는 그 자체로 크게 주목받았다.

알렉스 카투지안 수석부사장은 RISC-V에 대해 "(ARM의) 좋은 대체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며 "구글과 함께 협력해 개발자들까지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물론 오라이온이 100% ARM의 품을 떠난 것은 아니다. 이번 구글과의 협력도 퀄컴의 무조건적인 탈ARM을 상징하는 것도 아니다. 아직 증명해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알렉스 카투지안 수석부사장은 "RISC-V는 기본적으로 시장에 경쟁을 불러오는 좋은 자극"이라며 "구글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한만큼 최대한 리스크를 줄이는 선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