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과정. 사진=연합뉴스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과정. 사진=연합뉴스

2050년 600조원 규모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폐배터리 시장에 국내 기업들이 처리공장을 짓고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시장 선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갈수록 확대되며 동반 성장할 배터리 리사이클 시장인 폐배터리에 대한 관심도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 폐배터리의 활용 범위는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고, 사용법도 다각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에너지 시장조사 전문 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 2030년 70조원, 2040년 230조원, 2050년 최대 600조원 규모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상승으로 폐차되는 전기차가 급증하면서 폐배터리도 같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폐차되는 전기차는 2025년 56만대, 2040년 4227만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15년 사이 폐차되는 전기차가 약 75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의 배터리 교체 주기는 5∼10년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월 중국 코발트 생산기업 화유코발트와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화유코발트와의 합작법인에서는 스크랩을 처리하고 폐배터리에서 니켈, 코발트, 리튬 등 배터리 제조에 사용되는 주요 소재들을 추출할 예정이다. 

중국 장쑤성 난징시와 저장성 취저우시에 각각 스크랩을 처리하고 폐배터리를 가동하는 전처리 공장과 재활용 메탈을 처리하는 후처리 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본격적으로 건설에 돌입해 내년 말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이차전지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 성일하이텍과 폐배터리 금속 재활용 합작법인을 추진 중이다. 앞서 지난해 폐배터리 금속 재활용 합작법인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두 기업은 올해 국내 합작법인을 세우고, 함께 국내에 첫 번째 상업공장을 2025년 가동을 목표로 건설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폐배터리 관련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SDI연구소에 리사이클 연구 랩을 신설했다. 배터리 소재 회수율 향상과 친환경 소재 회수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또 파트너사와 협력을 통해 국내 사업장에서 나오는 공정 스크랩에서 코발트, 니켈, 리튬 등 핵심 원소재를 회수하고 이를 배터리 제조에 재활용하는 체계를 구축 및 운영 중이다.

에코프로는 최근 양극소재라인과 배터리 셀 공장에서 나오는 폐배터리 재활용에 이어 자동차 주문자 상표 제품의 제조(OEM)까지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글로비스, 에바사이클, 경북도청, 경북테크노파크와 배터리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얼라이언스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리사이클 영역을 전기차 폐배터리로 확대했다.

이는 증가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과 동반 성장할 글로벌 배터리 리사이클 시장에 회사의 기술력으로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에코프로는 지난 2020년 배터리 재활용을 맡고 있는 에코프로씨엔지를 설립하며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에코프로씨엔지의 공장 생산능력(CAPA)은 현재 연간 약 3만톤 수준이다. 연내 제2공장을 착공해 2025년 1분기에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헝가리와 캐나다 등 해외에도 라인을 구축해 오는 2027년 총 6만1000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보급이 점차 늘어나면서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와 함께 폐배터리 산업도 주목받고 있다”며 “세계에서 전기차 원료 재활용을 의무화하는 등 관련 시장의 관심도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도 관련된 법과 제도가 함께 뒷받침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