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0년 인도한 17만 4천 입방미터급 LNG운반선. 사진=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0년 인도한 17만 4천 입방미터급 LNG운반선. 사진=HD한국조선해양

HD현대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 25일  5조2511억 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7척을 카타르에너지로부터 수주한 것은 단일 계약 기준 한국 조선업계 사상 최대 수주 금액이다.

이전 단일계약 최대 수주는 2023년 7월 17일 삼성중공업의 3조9593억원 계약이다.

이번에 수주한 LNG운반선은 길이 299m, 너비 46.4m, 높이 26.5m 규모로,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2029년 하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눈여겨 볼 점은 척당 수주가격이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전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9월 기준 LNG운반선 신조선가는 한 척당 2억6500만달러, 한화 3600억원 수준이다. 반면 이번 HD한국조선해양의 수주는 한 척당 3000억원 수준으로 시세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HD한국조선해양이 구축한 효율적인 건조 시스템이 맞물리며 건조비용을 최대한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인수한 STX엔진과 HD현대중공업의 엔진 제작 능력을 바탕으로 엔진을 자체 조달 가능하고,  한 번에 17척이나 되는 물량을 수주해 설계 일원화와 일괄적 관리 감독 등 여러 요소에서 비용 손실을 최소화 한 것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의 원가 경쟁력을 고려해 충분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선가에 합의를 한 것”이라며 “동일사양의 선박 수십 척을 잇따라 건조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라는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절감된 건조비용을 바탕으로 수주에 나선 결과 17척 수주라는 유례 없는 쾌거를 달성한 것이다.

HD현대중공업과 카타르에너지는 지난 9월 합의각서(MOA)를 체결한 후 계약의 세부사항을 조율해왔다. 한국 조선사 중 HD현대중공업은 가장 먼저 계약을 체결했으며, 추후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다른 조선사들의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총 37척의 LNG선을 수주하며 LNG선 수주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앞서 2020년, 2021년, 2022년에도 각각 21척, 25척, 45척을 수주하며 LNG선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카타르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도하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카타르 비즈니스 포럼에서 축사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가운데는 정기선 HD현대 사장. 사진=연합뉴스
카타르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도하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카타르 비즈니스 포럼에서 축사를 마친 뒤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가운데는 정기선 HD현대 사장.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