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터리산업협회 박태성 부회장이 24일 '2023 K-배터리 R&D 포럼'에서 환영사를 말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곽예지 기자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박태성 부회장이 24일 '2023 K-배터리 R&D 포럼'에서 환영사를 말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믹리뷰 곽예지 기자

최근 중국이 반도체 원료인 갈륨, 게르마늄에 이어 2차전지 소재 원료인 흑연 수출 통제를 전격 발표하며 자원 무기화에 나섰다. 흑연은 2차전지를 구성하는 4대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의 원료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중국에 흑연 90% 이상을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배터리 음극재용 인조흑연, 천연흑연을 지난해 기준 중국에서 93.7%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20일 일부 흑연 제품에 대해 오는 12월부터 수출허가를 의무화한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수출통제로 국내 배터리 제조사의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이 이차전지 음극재용 고순도 천연흑연 등 배터리용 흑연 수출시 군사용과 같은 이중 용도로 사용되지 않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밟도록 했다.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부회장은 지난 24일 제주도에서 열린 '2023 K-배터리 R&D 포럼' 직후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흑연 관련 재고를 몇 개월 분량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오는 11월 APEC 정상회의가 어떤 형태로 진행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내달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태성 부회장은 “지금 이중 용도로 수출 통제하는 부분들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운영될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그와 관련해 주무부처인 산업부나  수출 시장 지원 업무를 하는 협회에서 아마 중국 관련 제도를  면밀하게 분석을 해 이에 대한 영향도 분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응급 혁신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실리콘을 혼합해 응급제를 생산하고 있고 그게 고부가가치 분야 쪽에 있어가지고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며 “현재는 약 4% 정도 집어 넣어 혼합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 같은 포션들을 앞으로 지속적으로 늘려나가는 등 새로운 혁신을 주도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 일본이 한국에 대해 수출 규제를 했을 때 우리가 소부장 프로그램을 가동 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한 좋은 선례가 있다”며 “이번에도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우리 기업에게 있고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박태성 부회장은 앞으로 협회가 나아갈 방향도 공유했다. 그는 “전시 컨퍼런스와 관련해 협회가 리더십을 갖는 부분이 중요하다. 내년 월드 배터리 포럼이 한국에서 새롭게 출범하게 된다”며 “지난 9월 스페인 회의에서 합의를 본 결과 1차 회의를 한국에서 하는 걸로 결정됐다. 전 세계 배터리 단체가 더 많이 참여해 출범 행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4일부터 이날(25일)까지 제주도에서 진행된 ‘K-배터리 R&D포럼’에서는 배터리 산업에서의 인력난 문제와 연구개발(R&D) 등 주제가 다뤄졌다. 이에 박태성 부회장은 “배터리 산업에 인력 부족률이 매우 심각한 부분이며, 특정 학과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융합적인 부분들이기 때문에 인력 양성 시스템을 만들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분을 대학 내에서도 만들고, 그 다음 협회 내에서는 배터리 아카데미를 통해 현장 인력을 만들어 내는 작업들을 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박태성 부회장은 “배터리 분야가 R&D에 취약한 상황이다. 이번 포럼에서 많이 논의됐지만 향후 규모를 더 확대하고 R&D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며 “그렇게 될 경우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하게 배터리 세계 1등 국가, 글로벌 선도국가로서의 위상을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협회가 이 같은 역할들을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