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원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2023년 8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이동원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에서 ‘2023년 8월 국제수지(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경상수지가 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8월에도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3년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8월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48억1000만달러(약 6조4839억원)의 흑자를 냈다.

37억4000만달러 흑자였던 한 달 전보다 10억7000만달러 늘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 폭이 줄었으나 상품수지 흑자 폭이 커지고 서비스수지와 이전소득수지의 적자 폭이 축소되면서 흑자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7억9000만달러로 적자를 기록한 후 5월(19억3000만달러), 6월(58억7000만달러), 7월(37억4000만달러)에 이어 넉 달째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경상수지가 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건 작년 4~7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1~8월 누적 경상수지는 109억8000만달러 흑자로, 236억6000만달러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흑자 규모가 약 54% 감소했다.

경상수지는 국가 간 상품, 서비스의 수출입, 자본, 노동 등의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산한 통계다. 한 나라의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크게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로 구성된다.

 

8월 경상수지. 출처=한국은행
8월 경상수지. 출처=한국은행

8월 경상수지 중 수출과 수입의 차이를 나타내는 상품수지는 50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이후 5개월 연속 흑자다. 수출은 537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억1000만달러(6.5%) 줄었다. 작년 9월 수출이 23개월 만에 감소한 뒤 12개월 연속 뒷걸음이다. 수입은 486억8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21억9000만달러(21.0%) 줄었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수출은 석유제품이 감소했으나 승용차 수출이 호조를 지속했고 반도체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감소율이 지난 7월 –14.6%에서 8월 –6.5%로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원유 등을 중심으로 에너지 수입 가격이 내려가며 원자재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자본재와 소비재 수입도 줄면서 감소율이 전달(–22.7%)과 비슷하게 지난 8월 –21%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여행·운송·지적재산권 사용료 등의 거래를 포괄한 서비스수지는 16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25억3천만달러였던 7월보다는 적자가 크게 줄었지만, -12억9천만달러였던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적자 규모가 소폭 커졌다. 한은은 여행 수지(-11억4000만달러) 적자 폭이 전달(-14억3000만달러)보다 줄고,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가 4000만달러로 소폭 흑자 전환되면서 적자 규모가 축소됐다고 봤다.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는 14억7000만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 수입이 7월보다 다소 줄어든 가운데 분기 배당 지급이 늘면서 전월(29억2000만 달러)보다 흑자 폭이 축소된 영향이다. 이동원 부장은 “국내 기업 해외 자회사의 배당 수입은 전월 33억1000만달러에서 27억달러로 6억1000만달러 줄었다”며 “배당지급액은 지난달 7억6000만달러에서 21억3000만달러로 13억8000만달러 늘면서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가 전달보다 줄었다”고 분석했다.

이전소득수지는 1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동원 부장은 “9월 경상수지는 8월보다 흑자 규모가 커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며 “한은의 하반기 국제수지 전망은 246억달러 정도로 산술적으로 9~12월까지 월평균 40억달러 흑자가 나타나면 연간 전망치인 270억달러 흑자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4분기에는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에 따른 국제유가가 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