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 클럽 CEO 릴레이 인터뷰

작년 처음으로 1000억원 클럽에 진입했는데 소감 한마디 해주신다면.

티맥스소프트를 양치기 소년이라 부른다.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한 지가 언제냐는 것이다. 그래서 1000억원클럽에 진입했다는 것은 기쁨보다는 촉진제가 되고 있다.

국민소프트웨어기업, 글로벌기업으로 나가기 위해선 늦은 감이 있어 더욱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토털 소프트웨어업체로서 1000억원 돌파는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작년 같은 최악의 상황에서 최고의 실적을 낸 동력은 직원들의 노력과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산 소프트웨어를 찾아준 고객들이라고 생각한다.

불황 속에서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비결이 있다면.

자율 속에서 열정이 우러나야 기업이 발전한다. 대기업처럼 결제라인이 많고 간섭이 많으면 연구원들이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엔지니어 출신인 박대연 회장의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하는 모습이 직원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MS를 대적할 티맥스 윈도의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어떤 제품인지.

그동안은 기업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국민 소프트웨어기업이 아니었다. 하지만 티맥스 윈도를 오픈함으로써 이제 국민 소프트웨어기업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됐다. 지난 4월 이명박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만났는데 첫 구매자가 돼주겠다고 약속하셨다.

물론 티맥스 윈도가 MS보다 부족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MS는 독점이기 때문에 개인들은 싫든 좋든 구입해야 하고 바이러스나 에러로 인해 다운이 돼도 항의할 곳도 없다.

만일 기업에서 다운됐다면 그 손실은 측정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 부분에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수년간의 노력을 통해 티맥스 윈도를 개발했고 7월7일 티맥스데이에 오픈 예정이다.

1000억원을 돌파한 것과 동시에 자금위기설에 휘말렸는데.

경기가 어렵다 보니 잠시 수금에 차질이 생겨 자금유용에 어려움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한번은 토요일이 급여일이었는데 금요일이 아닌 월요일에 지급됐고, 그 다음달은 급여가 3일 늦어졌는데 안줬다고 소문이 났다.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지만 작년 한 해 동안 직원 수가 두 배로 늘었던 것이 문제였다. 원칙대로 들어올 자금만 생각해서 계획했는데 경기가 어려워 기업들 수금이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아 차질이 있었을 뿐이다.

임직원들이 증자에 참여해 금감원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데.

많은 임직원들이 몇 천만 원에서부터 몇 억원대에 이르기까지 총 300억원 규모로 참여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자구책이지만 직장인으로서 선뜻 투자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리스크가 큰 만큼 반드시 직원들에게 더 큰 수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티맥스소프트의 경쟁력은 무엇인지.

이번 티맥스 윈도를 출시함에 따라 세계에서 3가지 원천기술을 보유한 3번째 회사가 됐다. 원천기술은 데이터베이스, 미들웨어, OS를 말하는데 이 세 가지를 보유하고 있어야 토털 소프트웨어업체라 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이 세가지를 보유한 회사는 MS와 IBM뿐이다. 이에 국민 소프트웨어업체로서 자부심도 느끼지만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또한 일자리와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이 국가적 고민거리인데 소프트웨어가 그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티맥스소프트의 작년 직원 수가 2배로 늘어난 것처럼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벤처 붐 시기일 때 잘 알려지지 않고 최근 두각을 나타낸 이유는.

당시에도 두각을 나타냈지만 기업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개인들이 잘 몰랐을 뿐이다. 이제 티맥스 윈도를 출시해 개인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기 때문에 많이 알아주지 않겠는가.

벤처기업 과정을 겪었던 CEO로서 바라보는 최근의 금융위기는.

작년 금융위기는 티맥스소프트에게 전화위복이었다. 국내 금융소프트웨어는 외산 의존도가 높다. 그런데 신한은행이 과감히 티맥스소프트로 업체를 변경하고 안정성과 비용 면에서 검증이 되자 타 금융사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환율이 올라가 비용이 부담되자 외국산 제품을 사용하던 회사들이 티맥스소프트에 의뢰를 해온 것이다. 현재까지 하나은행, 농협, 전북은행과 작업했고 앞으로 대구은행과 부산은행과도 작업할 예정이다.

불황기에 벤처기업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불황일 때 벤처기업의 모험정신과 도전정신은 생기를 띤다고 생각한다. 불황이기 때문에 벤처들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바로 이 벤처정신이 젊은이들에게 요구하고 싶은 부분이다.

현재 국내 벤처기업은 7200여개가 설립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주종의 관계라는 인식이 너무 강하다.

물론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이 마케팅 능력 등 여러 면에서 뒤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이들은 상생의 관계이다. 업계에 만연한 주종관계라는 인식이 허물어질 때 진정한 발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한국은 진정한 IT강국이 아니다. 반도체, 휴대폰과 소프트웨어의 차이가 너무 크다. 세계 일류가 될 자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소프트웨어에 관심이 너무 적어 발전이 더디다.

이번 티맥스 윈도 출시를 계기로 앞으로 국민이 인정해 주는 국민 소프트웨어기업으로, 더 나아가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다. 티맥스소프트를 보면서 벤처에 대한 꿈을 꾸는 젊은이들이 많아질 수 있도록 도전의식을 심어주고 싶다.

오희나 기자 hn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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