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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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한국 증시는 어떤 움직임을 보일까.

하반기들어 모처럼 수출이 반등하면서 국내 기업 실적도 덩달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글로벌 금리 여건은 호전될 기미가 잘 안 보인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국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더 높이, 더 길게(higher for longer)’ 유지할 것으로 시사한 탓이다.   호재와 악재가 교차하는 4분기 한국증시는 그래서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8일 관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은 이달 20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한 360억 달러를 기록했다. 3개월 만의 반등이다. 다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총수출은 7.9% 줄었다.

반도체 수출은 13개월 연속 줄었지만 감소폭은 14.1%로 연중 최소치를 기록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9월 15일 기준 DDR4 16Gb의 가격은 전주보다 0.4%, DDR4 8Gb는 2.8% 상승했다. 올해 1분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삼성전자의 감산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지난 7월 정치국 회의 이후 각종 통화·재정·부동산 부양책을 쏟아냈다. 대표적으로 대형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 인하, 1선 도시(상하이, 베이징 등) 무주택자 대출 기록 무관 생애 첫 주택 간주 정책, 전기차 취득세 감면 정책 연장 등이 있다. 이에 중국의 연간대비 GDP 성장률은 7월 4.4%를 저점으로 8월에는 5.4%로 반등에 성공했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가 2분기 바닥을 찍고 서서히 반등함에 따라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4분기 낙폭을 줄이고, 내년 1분기에는 소폭 상승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와 중국 경기가 살아나면서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기준금리가 올해중 한 차례 정도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도 있고 그 결과 고금리 기간도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4분기 한국 증시는 혼조세가 예상된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는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해 정책 목표 수준으로 안정화됐다고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9월 FOMC는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공개된 점도표에서 19명의 정책위원들 가운데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이들이 12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뿐만 아니라 정책자들은 2024년 기준금리를 5.1%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6월 점도표에서 제시했던 4.6%보다 0.5%포인트(p) 더 높은 수치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찍고 턴하면서 한국 기업들의 실적이 2분기보다 마이너스 폭을 축소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고금리 환경이 예상보다 더 길어지면서 4분기에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