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1번가.
사진=11번가.

11번가의 연내 IPO(기업공개) 계획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 11번가는 앞서 국민연금·새마을금고와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 원의 투자금액을 받으며 9월까지 IPO를 약속했으나 불발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에는 알리바바그룹에 매각설까지 불거지고 있다.

22일 11번가는 최대주주 SK스퀘어가 알리바바그룹으로부터 매각 제안을 받았다는 것과 관련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11번가는 IPO 무산에 따른 매각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11번가 관계자는 “당초 9월로 예정된 IPO 약속 기한을 지키지 못한다 해도 투자금을 상환하면 될 일”이라면서 “SK스퀘어가 투자회사인 만큼, 다양한 기업들과 접촉하다보니 엉뚱한 소문이 났으며 11번가가 알리바바그룹에 매각될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1번가는 앞으로 ▲신규 투자자 유치 ▲투자자와의 계약 조건 변경 ▲투자금 상환 등 다양한 옵션에 대해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11번가 관계자는 “IPO 일정을 지키지 못했다고 상장 계획이 끝난 것은 아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2025년에는 흑자전환도 점쳐지는 만큼, 추후 IPO에 나설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1번가 측은 “신규서비스는 물론 슈팅 배송 서비스 등이 지속 성장함에 따라 2025년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최근 11번가는 이커머스시장에서 배송이 핵심 경쟁력인 만큼 슈팅배송 상품군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기존에는 생필품에 한정됐으나 식품, 소형가전 등으로 품목을 늘리고 있다. 

또 이달 MZ세대 대표 아이콘으로 떠오른 배우 주현영이 모델로 참여한 3편의 슈팅 배송 영상에서 월 회비 없이 무료배송, 최소주문금액 없이 무료배송, 첫 구매고객 100원 딜 등 세 가지 슈팅배송의 장점을 담아내며 2030세대 고객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11번가에 따르면 슈팅배송은 지난 12개월 간(2022년 9월~2023년 8월) 직전 동기 대비 결제 거래액은 381% 증가했고 판매상품 수량은 171% 늘었다. 구매 고객 수는 92% 증가했다.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11번가의 지난 2분기 순손실 규모도 절반으로 감소했다. 전자공시시템에 따르면 11번가의 지난 2분기 영업손실은 2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7%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39% 증가한 1969억원이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최근 11번가의 기업가치가 1조원 대를 웃돌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증시 불확실성은 물론 만성 적자에 따라 11번가의 기업가치는 당초 희망했던 4조 원대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1번가의 시장점유율은 하락하고 있다”면서 “아마존과 전략적 제휴로 해외 직구 사업을 본격화했지만 전체 온라인 유통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