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사들이 미래 먹거리를 찾아 해외로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동남아시아의 보험시장 을 분석한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는 보험 수요를 견인하는 중산층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동남아 보험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아울러 중산층이 늘어남에 따라 보장성 보험에 대한 수요 또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험연구원은 동남아시아 보험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분석한 보고서를 21일 발표했다.

국내 보험 시장이 과포화에 이르며 보험사들은 해외로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DB손해보험은 베트남 손해보험사 VNI(Vietnam National Aviation Insurance)의 지분 75%를 인수했으며, 한화생명은 지난 3월 한화손보와 함께 리포손해보험 지분 62.6%를 인수한 바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 동남아는 특히 매력적인 시장으로 손꼽힌다. 경제성장률과 인구증가율에 비해 보험침투율(국내총생산 대비 총보험료 비중)이 낮아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그중에서도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5로 불리는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에 주목해 이들 국가에서의 보험시장 성장 가능성을 분석했다.

보고서는 우선 아세안 5개국에서 중산층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들 국가의 보험시장의 성장 가능성 또한 높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해식·이승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동남아 보험시장은 중산층의 성장과 공급 인프라 개선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고도 성장 시장”이라며 “5개국 시장에서 새로 등장한 중산층의 보험수요가 향후 보험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험 수요는 중산층의 증가에 따라 늘어나는데, 아세안 5 국가들의 경우 중산층 성장을 견인하는 지표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 비해 소득 불평등 지수는 줄어들고 도시화율은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아세안 5의 소득 불평등 지수 추이(왼쪽)와 도시화율 추이(오른쪽). 출처=보험연구원
아세안 5의 소득 불평등 지수 추이(왼쪽)와 도시화율 추이(오른쪽). 출처=보험연구원

이에 중산층이 늘어나 가족 소득이 안정화되면 사망 및 건강 관련 보장성 보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높은 도시화율은 자동차보험 및 배상책임에 대한 손해보험 수요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금 및 요양 관련 보험에 대한 수요가 상승할 것에 대비해 적합한 사업 모형을 검토할 것도 주문했다. 연구위원들은 “아세안 5는 대체로 젊은 인구구조를 보이지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연금과 건강은 물론 요양·간병 서비스를 포함한 포괄적인 사업 모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최근 금융당국의 해외 비금융자회사 허용 추진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대형 보험사의 전략적 옵션으로 여겨져 왔던 해외 진출에 대해 중소형 보험사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