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15를 공개하자 세계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비록 중국 정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으나 현지 공무원들의 아이폰을 포함한 외산폰 금지령이 떨어졌다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아이폰15 출하량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막상 중국에서 아이폰15 예약이 1분만에 끝나는 등 그 인기는 여전하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아이폰15를 두고 '애플이 초심을 잃었다' '애플에 혁신이 사라졌다'는 말도 나옵니다. 사실일까요? 여러가지 행간을 읽을 수 있겠지만, 이 지점에서 아이폰15 게이밍을 통한 입체적인 분석을 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모바일 게이밍 넘어"
애플은 오랫동안 아이폰에 증강현실 기술력을 탑재한 바 있습니다. 메타버스를 넘어 공간 컴퓨팅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하는 한편 아이폰에 증강현실에 특화된 내부 칩과 카메라도 공격적으로 탑재시켰기 때문입니다.

이는 증강현실 기능이 특정 기기에 지원된다는 수준을 넘어 애플의 게이밍 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성으로 이어졌습니다. 게임의 사용자 경험을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까지 휘감는 스펙트럼으로 담아내는 순간입니다.

아이폰의 게이밍 능력도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테크크런치 등 외신은 아이폰15가 출시된 직후 레지던트 이블 4 리메이크, 데스스트랜딩 등 최상위 콘솔 게임들이 아이폰을 통해 공개될 것이며, 아이폰15 프로가 지원하는 '하드웨어 가속 광선 추적 동적 조명 효과'를 통해 더욱 생생한 게이밍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 보도했습니다.

강력한 아이폰 게이밍 기술력의 근본은 무엇일까요? 아이폰15 프로 및 프로 맥스에 들어가는 모바일 AP인 A17프로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벤치마크 결과 싱글코어 2908, 멀티코어 7238을 기록한 A17프로는 현존하는 최강의 모바일 AP라 봐도 무방합니다.

여기에 USB-C 타입으로의 전환을 바탕으로 USB-C 콘트롤러까지 나아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아이폰15가 사실상 독립된 하드웨어 게임기가 되어 일반 콘솔은 물론 거실용 콘솔까지 삼키는 압도적인 게이밍 플랫폼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상상력의 범위를 넓혀볼까요? 애플의 게이밍 환경은 단순히 하드웨어 인프라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iOS를 기반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인프라도 탄탄하기 때문입니다. 

아이폰15 출시에 맞춰 애플아케이드는 라인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제임스 본드(James Bond) 게임인 Cypher 007, 일본의 사계절을 좇으며 느긋하게 즐기는 라이프 시뮬레이션 게임 Japanese Rural Life Adventure, 나아가 타워 디펜스 게임 Junkworld, 인기 있는 버추얼 펫 게임 My Talking Angela 2+ 등 4개 라인업이 9월 보강됐습니다. 이 외에도 40여개의 새로운 게임이 업데이트에 돌입하며 애플아케이드의 영역을 키우고 있어요. 이러한 전략은 곧 전체 게이밍 환경의 고도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폰15. 사진=연합뉴스
아이폰15. 사진=연합뉴스

애플의 진짜 혁신, SW+HW
애플은 현재 애플TV, 애플아케이드 등 소프트웨어 콘텐츠 영역을 확장하며 기존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연결하는 중입니다. 특유의 스토리텔링으로 무장한 아이폰이라는 하드웨어 플랫폼에 iOS를 중심으로 키워온 소프트웨어를 촘촘히 이어 붙인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맥과 아이폰, 아이패드 등 하드웨어의 연결도 강해지고 각 소프트웨어의 유기적인 화학적 결합까지 벌어지니 이용자 입장에서는 당해낼 방법이 없습니다. 얌전히 애플 생태계에 갇히는 것 외에는. 이용자들이 좋아할 법한 것들을 나열식으로 늘어놓고 감히 '가두리 생태계' 운운하는 다른 기업들은 범접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물론 애플의 게이밍 환경이 완벽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애플이 처음부터 iOS를 기반으로 탄생했기에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반적인 미디어 콘텐츠 중심의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 것은 하드웨어에 집중한 기간보다 분명 짧기 때문입니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다만 애플의 게이밍은 오랫동안 각각의 영역에서 성장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시너지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애플은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탄탄한 철옹성을 구축하는데 성공하고 있습니다. 

뚜렷한 하드웨어 경쟁력이 없어 보여도, 왠지 평범해 보이는데다 신기한 기술력도 없어 '거기서 거기인 듯'해 보여도 그 안에는 선명한 혁신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알류미늄 바디에 티타늄을 입혀버리는 것과 같은 발상의 전환. 이견의 여지는 있으나 우리가 애플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진화의 나선에서 그 혁신에 중독되는 배경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