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헬스케어가 1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간담회를 열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을 공개했다. 헬스케어와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플랫폼 형태로 제공하면서 관련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방식이다. 

서비스는 오는 18일 시작된다.

롯데헬스케어는 지난해 4월 롯데그룹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롯데지주로부터 700억원을 출자 받아 설립됐다. 이를 바탕으로 헬스케어 전반의 기초체력을 키운다는 각오다.

캐즐의 출발은 다소 순탄하지 못했다. 연초 헬스케어 스타트업 '알고케어'의 기술을 탈취했다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캐즐은 알고케어의 기술은 디스펜서를 제외하고 캐즐 라인업을 구축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설명이다. 헬스케어 플랫폼 생태계 전략을 가동해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이를 롯데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창출한다는 각오다.

사진=최진홍 기자
사진=최진홍 기자

"롯데헬스케어 에코 시스템 만들 것"
이훈기 롯데헬스케어 대표는 "롯데그룹은 1967년 설립 후 주로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에 주력한 바 있다"면서 "팬데믹을 거치며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오픈 생태계를 구축하고 진화하기 위해 대기업과 스타트업 등 많은 파트너들과 함께 협력할 것"이라며 "롯데헬스케어는 유망한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헬스케어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헬스케어는 오는 11월 ‘마인드카페’를 운영하는 디지털 멘탈케어 스타트업 ‘아토머스’와 협업해 캐즐 안에서 정신건강 상담 서비스를 시작한다. 

내년 3월에는 단순한 식단관리가 아니라 사용자의 라이프로그, 유전자 특성, 의료데이터 분석,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장건강 관리까지 아우르는 맞춤형 체중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테라젠바이오와 마이크로바이옴 사업도 함께 한다는 설명이다.

같은 해 6월에는 ‘비컨’과 함께 두피와 피부 관리 서비스를, 11월에는 ‘아이메디신’과 뇌건강 관리 서비스까지 선보인다는 로드맵을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캐즐은 내년 말까지 가입자 100만명을 유치, ‘전국민의 데일리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여세를 몰아 롯데그룹의 신성장 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캐즐의 주요 파트너사인 황태순 테라젠바이오 대표는 "오랫동안 제약 바이오 업계에서 활동한 인프라를 통해 캐즐과 협력할 생각"이라며 "앞으로도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혁재 온택트헬스 대표도 "지난 1년간 롯데헬스케어와 협력한 바 있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발전방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뒤이어 무대에 오른 우웅조 롯데헬스케어 사업본부장은 캐즐을 두고 특정 질병이나 질환이 아닌, ‘일상에서 늘 함께하는 쉽고 즐거운 건강관리’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이름인 캐즐도 ‘건강관리(Care)를 퍼즐(Puzzle) 맞추기처럼 즐겁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웅조 사업본부장은 "캐즐의 핵심 중 하나는 데이터 기반으로 나에게 꼭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라며 "유전자 분석 및 의료 정보, 마이크로 바이움 등을 통해 고객의 건강 상태를 데이터로 구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를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실제 서비스로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또 하나의 키워드는 즐거움이다. 우웅조 사업본부장은 "건강관리에 대한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이용자가 즐거움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의 건강을 친구와 가족, 지구 환경을 함께 돌보는 전략이 가동된다고 밝혔다. 여세를 몰아 헬스케어 플랫폼의 진화를 위해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한다는 설명이다.

사진=롯데헬스케어
사진=롯데헬스케어

캐즐의 디테일은?
장석원 롯데헬스케어 플랫폼사업부문장은 캐즐의 특징에 대해 "별도의 회원가입이 필요없다"면서 "간단한 본인 인증만으로 바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사용자 접근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다만 가입 시에는 건강검진 정보 제공 및 활용에 동의하는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과거 10년 간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불러와  AI 알고리즘을 통해 비교 분석해 주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건강설문과 의료정보 입력, 유전자 검사까지 받으면 사용자는 더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받게 된다.

장석원 부문장은 "건강 탭에서는 실제나이'와 '건강나이'를 표시하고 건강검진기록 등을 종합해 향후 주요 질환의 발생 위험도를 알려주는 등 내 건강데이터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면서 추가로 유전자 검사를 받은 경우 이에 대한 결과도 건강 탭에서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캐즐은 유전체 분석 전문기업 테라젠바이오와 함께 설립한 ‘테라젠헬스’를 통해 유전자 검사 서비스 ‘프롬진(Fromgene)’을 출시한다. 영양소, 피부, 모발, 식습관, 운동 특성 등 69가지의 유전자 DTC(Direct To Consumer) 검사결과를 제공하는데, 내가 가진 유전적 장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19가지의 캐릭터로 표현해 보여준다.

그는 "캐즐은 이용자들에게 어울리는 취미와 스포츠를 추천하고 걷기, 운동 기록하기, 복약관리 등 다양한 제안도 한다"면서 "복약관리에서는 필수 영양소, 함께 복용하면 좋은 약, 나에게 도움이 되는 성분 등을 일목요연하게 제공한다"고 말했다. 캐즐 매거진을 통해서는 의학 정보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고, 가족과 함께 건강을 관리하는 한편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한 ESG 전략도 가동된다. 이용자의 친환경 상품 구매도 끌어낸다는 설명이다.

쇼핑 탭에서는 건강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필요한 상품을 제안한다. 현재 내 상황에서 도움이 되는 영양제나, 필요한 운동용품을 보여주는 식이다. ‘나’ 뿐만 아니라 가족의 건강 정보에 따라 필요한 맞춤 상품을 추천받고, ‘선물하기’ 기능을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는 "캐즐은 건강 상태를 인지하고 관리하고 가족과 친구의 건강은 물론 지구의 환경도 돌본다"면서 "신체는 물론 정신건강까지 아우르는 플랫폼을 가동하면서 점점 그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프라 구축도 안정적"

캐즐은 AWS를 통해 구동된다. 아마존 엘라스틱 컨테이너 서비스(ECS)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비스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정보보안 솔루션은 롯데그룹의 ‘L.클라우드(롯데클라우드)’에 분리해 별도 관리한다. AWS와 L.클라우드를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전략이다.

개인정보는 미국 국가안보국에서 1급 비밀에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된 'AES 256' 방식이다. 

이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안하는 알고리즘 측면에서는 온택트헬스와 협업해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분석하고, 미래 건강 위험도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앞으로는 구매선호도나 빈도,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품을 추천해주는 일종의 ‘랭킹모델’ 추천 알고리즘도 개발해 선보일 예정이다.

생성형AI도 가동된다. 내년 상반기 생성형AI 챗봇을 출시한다는 설명이다. 건강 상태를 대화처럼 풀어내며 궁금함을 풀어내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AI챗봇은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아닌, 외부의 솔루션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파트너들과의 협력이 '상수'인 관계로 개방형 플랫폼으로 활동, 많은 협업이 이뤄질 수 있는 판도 깔아준다. 이를 위해 캐즐은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ing Interface)를 활용해 파트너사가 다양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순항의 조건은?

롯데헬스케어는 파트너들과의 연대를 통해 캐즐을 '진화하는 플랫폼'으로 가동하는 한편 일상의 플랫폼으로 구축한다는 각오다. 건강한 사람의 헬스케어 '니즈'를 적극 확보하는 전략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헬스케어로 뛰어든 빅테크와의 경쟁에서도 이러한 전략은 유효하다. 빅테크들은 당뇨와 같은 일상질환이나 치료 등에 방점을 찍었으나, 캐즐은 말 그대로 광범위한 건강관리 경험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건강관리에 큰 관심이 없는 이들을 아우르기에 잠재력은 더 풍부하다는 설명이다.

장석원 롯데헬스케어 플랫폼사업부문장은 "캐즐은 특정 질병을 치료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면서 "치료와 건강관리를 위한 모든 행위와 경험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헬스케어의 범위를 육체는 물론 정신케어까지 확장하고, 다양한 재미 요소를 넣는 한편 방대한 콘텐츠를 제공한 것도 인상적이다. 여기에 파트너들과의 협력으로 '플랫폼 생태계 전략'을 유기적으로 추진한 장면과, 지구 환경까지 고려한 ESG적 접근도 입체적이다.

한편 이훈기 롯데헬스케어 대표는 알고케어와의 기술 분쟁을 두고 "올해 초 관련 기술 분쟁이 벌어졌고, 고민 끝에 기술 분쟁의 핵심인 디스펜서를 제외하고 캐즐을 출시하게 됐다"면서 "지금은 많은 문제가 해결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캐즐의 핵심 가치는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상생하는 것이며 우리의 이러한 방침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기술 탈취와 관련해 특허청과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으며, 롯데헬스케어는 정정당당하게 그 판단에 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