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 프리미엄·가성비·차별화를 주요 키워드로 특별한 명절선물을 선보인다. 고물가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올 추석에는 합리적인 가격의 선물을 찾는 수요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또 고향 방문 대신 고가의 선물을 보내고 황금연휴를 이용해 해외여행을 떠나는 고객이 늘어난 만큼 이들의 니즈에 맞춘 프리미엄 상품들도 대폭 확대됐다.

GS25가 추석 이색 선물세트로 선보인 1조황금수표 등 골드바 상품. 사진=GS25.
GS25가 추석 이색 선물세트로 선보인 1조황금수표 등 골드바 상품. 사진=GS25.

“아주 비싸거나 싸거나”…편의점 4사, 추석선물 양극화 뚜렷

CU는 다가오는 추석을 맞아 3400만 원짜리 ‘프리미엄 위스키’를 선보인다. 영국 훈장을 받은 전설적인 위스키 마스터 디스틸러 ‘데니스 말콤’의 60년 경력을 기념해 전세계에 360병만 한정 제작한 ‘글렌그란트 60년산(700ml)’을 업계 단독으로 선보인다.

오롤로소 셰리 캐스크에 약 61년 1개월을 숙성한 뒤 2021년 ‘데니스 말콤’을 직접 병입했다. 병은 ‘더 글렌 캐런(The Glencairns)’사에서 디자인했으며 크리스탈을 이용해 100% 수작업으로 제작했다. 케이스 역시 호두나무를 깎아 제작해 프리미엄 가치를 강조한 상품이다.

이 밖에도 초고가 주류인 2850만 원짜리 ‘꼬냑 프라팡 꾸베 라블레(700ml)’도 선보인다. 24캐럿 금으로 병목과 받침을 도금하고 고유번호가 새겨진 특별한 크리스탈 디켄터를 사용해 꼬냑의 럭셔리함과 우아함을 표현했다.

CU는 초고가 선물 외에 고물가 시대 합리적인 가격에 실용성 높은 선물을 준비하는 고객이 늘어날 것을 고려해 10만원 이하 선물도 마련했다. 가성비 상품을 예년보다 20종 가량 늘렸다는 설명이다.

CU관계자는 “실제 지난해 추석 때 판매된 선물세트의 가격대별 매출 구성비에서 10만원 이하가 87.3%로 압도적”이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실속 상품은 장마와 폭염·태풍 등 영향으로 대부분 과일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5만원에 내놓은 대한민국 배 품평회 대상을 받은 ‘아침농원 배 기쁨 세트(5kg)’다. 또 조림과 볶음용 청정 정어리 건어(210g)로 구성된 ‘남해 실속 건어물세트’는 1만5천원의 합리적인 가격에 나와있다.

GS25는 올 추석 하이엔드 상품으로 ‘1억원 위스키’, ‘100만원대 한우’, ‘1조황금수표’ 골드바 등을 선보이고 있다. 

1억원 위스키는 고든앤맥페일의 72년 된 싱글몰트 위스키 '고든앤맥패일 프라이빗 컬렉션 밀튼 1949’ 이다. 지난 1949년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에서 가장 오래된 증류소인 ‘밀튼’에서 증류된 역사적인 위스키다. 용량은 700ml로 한 잔(30~40ml 샷 잔 기준) 당 가격은 무려 250만원을 상회한다.

180병만 한정 생산돼 희소성이 가장 높은 상품으로 꼽힌다. 편의점 주류 상품 중 역대 최고가 상품으로 편의점 중심의 위스키 열풍에 힘입어 특별 기획한 상품이다.

고급 한우세트로는 120만원의 ‘우월한우 No.9 명품불갈비세트’가 준비됐다. 투뿔(1++) 한우 중에서도 최상위 등급인 투뿔넘버나인의 가장 귀한 꽃갈비살 부위로 구성된 상품이다. 이 상품은 한우 상위 1%로 구성된 VVIP 세트라는 게 GS25 측 설명이다.

순도 99.9% 골드바도 판매한다. 이색 명절 선물을 찾는 고객과 금테크 수요를 반영한 명절 상품이다. 골드바 상품 중 1조원 수표를 모티브로 제작한 ‘1조황금수표’가 주력 상품으로 꼽힌다. 순금 가치 외에도 부와 행운 등을 불러 모으는 상징적 의미까지 담겼다. 1조황금수표를 포함해 골드바 상품은 1g부터 37.5g(13만 5000~392만 6000원)까지 총 13종으로 운영된다.

GS25 역시 고물가 시대, 명절 물가안정 취지를 담은 가성비 상품 구성을 확대했다. 1만원~10만원대로 구매할 수 있는 620종의 명절 상품을 선보인다. 농축수산물 중심의 식품부터 전자기기 등 비식품까지 실속형, 가성비 상품을 다양하게 마련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GS25 관계자는 “세분화된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한정판 하이엔드 상품부터 가성비 상품까지 업계 최대 규모의 추석 명절 세트를 준비했다”며 “사전 파격 행사 등을 강화해 명절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 고객 소비 혜택을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프리미엄 상품을 찾는 고객들을 위해 수입차와 순금 등의 고가 추석선물을 선보였다. 자동차 구매 플랫폼 ‘카비’(carby)와 함께 벤츠, BMW 등 고급 수입차의 구매, 리스, 장기렌트 상품을 마련했다.

특히 금값 상승에 따라 마련한 ‘순금 콜렉션’을 판매하며 99.99% 순도의 골드바 2종(1돈, 10돈)과 순금열쇠(시세가)를 선보인다. 페트뤼스2017 등 프랑스 희귀템 와인 9종을 모은 2200만원 가격의 ‘프랑스 레어와인 세트’도 판매한다. 구찌와 입생로랑 백, 지갑, 벨트 등의 명품 컬렉션도 눈길을 끈다.

이마트24는 고품질 프리미엄 정육 세트를 선물하려는 고객을 위해 프리미엄 육류 브랜드에 힘을 줬다. ‘설로인’의 숙성한우 선물세트 6종과 한우 오마카세 맛집 ‘수린’의 투뿔(1++) 한우로 구성된 선물세트 2종, 청담동 유명 맛집 ‘새벽집’의 한우 등심 선물세트 3종 등이 대표 상품이다.

이마트24는 최근 이색 상품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특별한 추석선물로 꼽히는 만큼 노래방 기기 전문 업체 TJ(태진)와 손잡고 ‘가정용 방음 노래방 박스’라는 업계의 상식을 뛰어넘는 차별화 상품도 내놨다.

이마트 한우세트. 사진=이마트.
이마트 한우세트. 사진=이마트.

대형마트, ‘물가안정’ 기여…가성비 ‘한우세트’ 출시

롯데마트는 이달 18일까지 ‘2023년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을 롯데마트 전 지점과 롯데마트몰에서 진행한다. 

먼저 지난 추석과 비교해 5만원 미만 과일 선물세트와 10만원 미만의 축산 선물세트 등 가성비 선물세트 품목을 약 10% 늘리고, 물량도 20% 가량 확대했다. 대표 상품으로는 ‘깨끗이 씻은 GAP 사과’, ‘GAP 사과·배 정(情)’이 있다. 1등급 한우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한우 갈비 세트 2호’는 500개 한정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 ‘냉동 꽃갈비’가 포함된 ‘미국산 소 프라임 LA식 갈비세트’ 역시 1200개 한정으로 선보인다.

가성비를 넘어 실용적인 상품도 다채롭게 준비했다. 샤인머스캣과 다른 과일이 함께 들어있는 혼합 선물세트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혼합 세트의 품목 수를 지난 추석과 비교해 2배 가량 확대했다.

이마트는 ‘한우 선물세트’ 판매가격을 최대 10% 인하했다. 이마트에서 한우 선물세트 판매가격이 하락 조정된 것은 약 5년 만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 한우 사육 수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과 직영 제조시설인 미트센터 활용, 바이어 직경매 등 유통비용 절감 노력을 통해 이뤄낸 성과”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사전예약 인기세트이자 한우 대표세트 중 하나인 ‘한우 혼합 1호 세트’를 지난해 추석 판매 가격인 17만4400원에서 약 9.2% 인하한 15만8400원에 선보이고 있다.

또 이마트는 기존 강점인 프리미엄 한우세트 가격 인하는 물론 10만원대 가성비 한우세트까지 신규 라인업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대표 추석선물세트로 꼽히는 ‘조선호텔 경주 천년한우 등심 세트’는 추석 행사가격 34만9200원으로 지난해 대비 9.3% 인하했다. 제주도 흑한우로 유명한 ‘조선호텔 제주흑한우 2호 세트’는 올해 추석 행사 가격으로 28만6200원에 판매 중이다. 이는 지난해 대비 5.9% 인하된 수준이다.

이마트 노승민 한우 바이어는 “기존 인기 한우세트의 가격 인하와 동시에 10만원대 가성비 한우세트를 신규 론칭해 한우 명절세트 역대 최고 실적을 목표로 한다”며 “고객들로부터 ‘이번 추석 이마트 한우세트가 맛도 가격도 모두 좋다’라는 말을 듣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2023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상품에서 2만원 미만 ‘저가’, 2~5만 원대 ‘중저가’, 6~10만 원대 이상 ‘중고가’를 고르게 분포시켰다. 가장 비중이 높은 가격대는 ‘중저가’로 전체 상품에서 40% 가량으로 선보인다.

홈플러스는 명절 선물을 대표하는 축산 선물세트로 ▲치마살, 업진살, 차돌박이, 업진안살로 구성된 ‘제주 한우 1++등급 양지모둠구이 냉장 세트’ ▲해발 500M 이상 제주 지정농장에서 생산된 삼겹꽃살, 꽃목살, 쫄깃살 구성의 ‘지정농장 제주 흑돈 오마카세 냉장 세트’ 등을 마련했다.

홈플러스는 또 ‘보먹돼(보리 먹고 자란 돼지)’ 인기로 캐나다산 축산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증가하는 점을 반영해 ▲보먹돼 인기 바비큐 구이 3종으로 구성한 ‘보리 먹고 자란 돼지 BBQ 라인업 냉장 세트’ ▲꽃갈비살, 살치살 캐나다산 특수부위 스테이크 2종 구성의 ‘항공직송 스테이크 캐나다산 쇠고기 냉장 세트’도 신규 판매한다.

미리 구매하는 ‘얼리버드’ 고객은 더 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홈플러스 온라인에서 선물세트를 사전예약하면 10만원 이상 구매 시 10%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롯데백화점 모델들이 추석선물세트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모델들이 추석선물세트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롯데백화점.

“3억원 와인 선물 어때요”…백화점업계, ‘초고가(高價)’ 전략 유지

백화점 업계는 올해도 어김없이 ‘초고가 선물’을 앞세운 프리미엄 전략에 집중한다. 올해 추석에는 롯데백화점이 선보이는 3억원대 초고가 와인세트가 눈길을 끈다.

롯데백화점은 추석을 맞아 바이어들이 엄선한 유일하고 희소한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한우는 1++등급 마블링 스코어 9의 프리미엄 한우로 구성된 ‘프레스티지 암소 No.9 명품 기프트’를 300만원에 전점 100세트 한정으로 판매한다.

와인의 경우, 보르도 최고 와인으로 구성된 ‘샤또 페트뤼스 버티컬’을 3억2900만원에, 밀레니엄을 기념해 산양을 금빛으로 새겨 넣은 2000년 빈티지와 포도 작황이 최적이었던 2019년 빈티지를 조합한 ‘샤또 무통 로칠드 2000&2019’를 1125만원에 선보인다.

이를 비롯해 살이 가장 단단하고 기름진 11~12월에 잡은 참조기 중에서도 극소량만 잡히는 마리당 400g 내외의 큰 참조기만으로 구성한 ‘명품 영광 법성포 굴비를 400만원에 선보인다.

윤우욱 롯데백화점 푸드부문장은 “행복이 넘치는 한가위를 보내길 기원하며 보내는 선물이 받는 이의 일상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기에 세심하게 헤아려 가장 좋은 것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10만원대 이상 프리미엄 상품을 지난 추석 대비 17% 늘린 130여개 품목을 준비했다. SSG닷컴과 신세계백화점몰에서 최상급 상품을 엄선한 프리미엄 선물세트 등으로 구성된 추석 선물세트를 사전 예약 할 수 있도록 했다.

산지직송 프리미엄 대표 신선상품도 선보인다. 암소 최상위 등급 특수부위로만 구성한 ‘한우비 1++ 넘버9 특수부위 스페셜 선물세트 2.4kg’를 84만원에 선보인다. 과일 소믈리에가 선별한 국내외 과일 9~11수를 오동나무 상자에 담은 ‘아실 오동 혼합과일 선물세트’는 17만원 대에 판매한다.

대표 프리미엄·실속 세트 모두 사전 예약으로 구매 시 최대 30%를 할인하며 전용 선물포장도 함께 제공한다.

현대백화점 또한 프리미엄 선물 수요를 겨냥해 100만원 이상 초(超)프리미엄 선물세트 물량을 전년 대비 50% 이상 늘렸다. 1++등급 한우 중에서도 마블링 최고 등급(No.9)만 사용한 ‘현대명품 한우 넘버나인’, ‘현대명품 한우 프리미엄’ 등 추석 선물을 각각 300만원, 200만원에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은 관계자는 “올 추석은 임시공휴일 지정 등 긴 연휴로 여행을 떠나고 고향에방문하는 대신 고가(高價)의 선물을 보내려는 고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다양한 명절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