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수소산업 전문 전시회 ‘H2 MEET 2023’에서 한화그룹은 각 계열사가 담당한 수소 밸류체인을 소개했다. 사진=이하영
13일 수소산업 전문 전시회 ‘H2 MEET 2023’에서 한화그룹은 각 계열사가 담당한 수소 밸류체인을 소개했다. 사진=이하영

글로벌 수소산업계가 한곳에 모였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H2 MEET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보다 참가 기업 및 기관이 26% 늘어난 가운데 각종 세미나도 더욱 풍성해졌다. 수소는 그린에너지 생산을 비롯해 저장‧운송, 활용까지 가능해 탄소중립시대에 기술력을 갖춰야 할 필수 미래 에너지원으로 손꼽힌다.

13일 수소산업 전문 전시회 ‘H2 MEET 2023’이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했다. 전시회는 15일까지 3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각 분야에서 18개국 303개 기업‧기관이 참가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000여명이 늘어난 3만2000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축사에서 “전 세계 수소 산업인들이 모인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을 널리 알리고, 최신 기술을 교류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정부는 기업과 유기적인 소통을 통해 투자를 저해하는 규제를 적극 발굴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개막식에는 강 차관을 비롯해 이원욱‧이용우‧하태경 국회의원, 스웨덴 에너지청 수석담당관, 주한 콜롬비아·아르헨티나 대사 등도 참석했다.

글로벌 수소 중심, H2 MEET

H2 MEET은 세계 최대 규모 수소산업 전시회다. 수소모빌리티+쇼에서 시작해 ▲수소생산 ▲저장‧운송 ▲활용 등 산업 전체의 성과 도출을 위해 노력 중이다. 이를 위해 전시는 물론 글로벌 국가들의 기술과 트렌드를 공유하고 관련 세미나 등도 개최한다.

지난해 첫 도입된 컨트리 데이 행사는 뜨거운 반응으로 올해 확대됐다. 2022년에는 네덜란드,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의 장·차관급 고위 인사들이 참여했다. 올해는 참여 국가가 늘고 새로운 국가가 추가됐다. 네덜란드‧호주 이외에 독일, 스웨덴, 캐나다, 콜롬비아가 새로 참여해 총 6개국이 컨드리 데이를 개최한다. 각국의 수소 대표기업들이 수소 정책 및 기술 동향 등 산업 전반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수소산업이 세계가 함께 발맞춰 가야 하는 특성을 지닌 만큼 폭넓은 교류로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된다.

이밖에도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들이 마련됐다. ▲한국(의장국), 미국, 유럽, 호주 등 21개국 수소산업 대표 협회·기관 간 연합회인 세계수소산업협회(GHIAA) 총회 ▲글로벌 수소 산업 동향과 최신 기술 트렌드를 논의하는 ‘리더스 서밋’ ▲수소 분야 혁신 기술 및 우수 기업을 선발하는 ‘H2 이노베이션 어워드’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수출상담회’ 등이 예정되어 있다.

최기성 H2 MEET 조직위원회 사무국장은 “이번 행사는 세계 최대 수소 전시로 우리나라 수소산업 역량을 보여줬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해외 강연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예년보다 세미나가 훨씬 풍성해졌는데 이는 우리나라 수소 산업이 세계적으로 그만큼 중요하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소산업이 성장 중인만큼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이 민간 기업에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수소산업은 각 나라의 네트워킹이 중요한데 쉐브론 브리티시페트롤 등 해외 유명기업들이 스폰서로 참여했다는 점도 자부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13일 수소산업 전문 전시회 ‘H2 MEET 2023’에서 현대차그룹은 바이오가스로 구축되는 순환형 수소 밸류체인을 선보였다. 사진=이하영
13일 수소산업 전문 전시회 ‘H2 MEET 2023’에서 현대차그룹은 바이오가스로 구축되는 순환형 수소 밸류체인을 선보였다. 사진=이하영

국내 기업, 그린수소 밸류체인 앞다퉈 공개

개막식 이후 강 차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주요 부스를 참관하며 높은 기술력을 확인했다. 수소기업홍보관을 시작으로 고려아연, 포스코그룹, 현대차그룹, 한화그룹, 삼정enc, 예스티, 세아, 효성그룹, 코오롱그룹 등 순이다. 눈에 띈 것은 고려아연‧포스코‧현대차‧한화 등이 모두 그린수소 밸류체인 구축 상황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는 점이다. 그간 활용에만 강점을 보였던 국내 수소산업이 전 수소 밸류체인에 걸쳐 기술력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각사는 그린수소를 기본으로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포스코그룹은 2050년 청정수소 700만톤 생산과 탄소중립 달성이 목표다. 이를 위해 ▲수소환원제철 하이닉스 기술 개발 추진 ▲중동, 북미, 호주, 말레이시아 등 6대 전략국가에서 청정수소 생산 프로젝트 등을 목표로 잡았다. 포스코는 특히 지난 6월 계약을 마친 오만 프로젝트를 강조했다. 서울시 절반 면적의 오만 두쿰지역을 독점 확보하고 풍력‧태양광‧해수담수화 등으로 그린수소 22만톤, 그린암모니아 123톤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을 내세웠다. 음식물 쓰레기와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바이오가스 처리로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이다. 현대차 측에 따르면 전국 일일 음식물 쓰레기는 1만5000톤으로 이는 120톤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이는 넥쏘를 2만4000회 충전 가능하다. 이렇게 생산된 수소는 이동형 충전소로 옮겨 사용 가능하다.

한화는 각 기업이 수소(암모니아) 밸류체인 역할을 맡았다. 암모니아는 불안정한 수소를 안정적으로 수송하기 위해 만드는 연료다. 한화‧글로벌 암모니아 해외 생산과 국내 도입‧공급→한화에너지, 암모니아 소싱→한화오션, 선박 수송→한화임팩트, 암모니아에서 수소 분리 등이다. 한화솔루션은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과 암모니아를 수송할 선박 용기 등의 제작에 참여한다.

고려아연은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수소 생산부터 저장‧운송‧수출까지 연결되는 밸류체인을 구축 중이다. 올해 1메가와트(MW) 수전해기(연간 140톤 그린수소생산)를 시작으로 호주 등에서 그린수소를 조달 받을 계획이다. 2030년에는 2000MW서 연간 28만톤, 2050년에는 3500MW서 연간 50만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할 방침이다.

앞선 개막식 축사에서도 국내 수소산업 기술력을 확인하는 발언이 있었다. 이날 이원욱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화성시을)은 “얼마 전 이홍기 우석대 교수님과 카톡을 하다 이 교수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연료전지 분과(IEC/TC 105)의 의장으로 선출됐다는 말을 들었다”며 “연료전지와 관련해 한국이 국제표준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라며 수소 산업계 내 국가 위상을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