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라임펀드의 특혜성 환매 혐의 및 그간 의혹으로 남아 있던 필리핀 리조트 등 해외로 펀드자금이 빠져나간 흐름 등에 대해 발표하면서 검찰의 수사 방향에도 이목이 쏠린다.

특히 1조7000억원의 라임펀드 자금 가운데 3500억원 이상을 투자받은 것으로 알려진 메트로폴리탄(김영홍 회장/해외 도피)으로부터 필리핀 막탄섬 이슬라리조트로 투자된 자금의 전후 흐름 및 관련 인물들에 대해 수사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권리관계 복잡한 '필리핀 이슬라리조트'에 라임자금 투자된 배경

라임펀드 투자금 일부가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되는 필리핀 막탄 이슬라 카지노. 사진 = 트리플앱
라임펀드 투자금 일부가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되는 필리핀 막탄 이슬라 카지노. 사진 = 트리플앱

필리핀 이슬라리조트는 한국에도 나름 알려져 있다. 바로 2018년 8월 10일 '용병 총격전'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PH 뉴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한국인들도 많이 찾는 이슬라리조트에 그날 오전 무장한 괴한들이 총탄을 쏟아부으며 리조트 경비원들과 총격전을 벌여 리조트를 장악했다. 이후 필리핀 경찰특공대들이 투입되면서 6시간만에 괴한들은 진압됐다.  

이 사건은 이슬라리조트 소유권 분쟁으로 인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이슬라리조트의 소유권 분쟁의 시발점은 시간을 한참 거슬러 올라간 2007년경이다.

이 사건에 등장하는 인물은 초기 투자자인 박 모씨, 2007년 이슬라리조트에 투자 참여를 한 조 모씨(일본인 인바운드업을 영위하는 H여행사 대표), 전 모씨(현 야권의 당시 모지역의 도당(道黨) 후원회장 출신) 등 11명 이상이다. 

이슬라리조트 소유권 분쟁은 H여행사 조씨가 지분 20%를 갖기로 하고 2007년과 2008년 두차례에 거처 340만달러를 투자했는데, 초기 투자자인 박씨 등과 조씨간 배당금 분배 문제 등으로 갈등이 생겼고, 이후 조씨가 박 모씨 등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자 박씨는 전씨 등에게 카지노 지분 20%를 양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조씨는 박씨에 대한 민형사 소송에 이어 전씨에 대해서도 사기, 횡령, 절도 등으로 고소했다.

사건 흐름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수사를 통해 정확한 사실이 밝혀져야 하겠지만, 결과적으로 이슬라리조트는 라임 측으로 매각되기 이전부터 권리 관계가 상당히 복잡하게 얽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슬라리조트 초기 투자에는 춘천 지역 유력 인사들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당수가 춘천, 광주, 익산 등의 '00파' 등 조직폭력배 관련 인물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2015년 이슬라리조트 관련 또다른 사건인 사기분양 사건이 있었다. 투자자 100여명은 필리핀 리조트 분양 사기로 피해를 입었다며 집단 소송에 나섰고 검찰은 관련자들을 기소했다. 유명 연예인도 이슬라리조트 분양 관련 홍보를 맡으며 꽤 유명세를 탄 사건이었다. 

여기까지가 2018년 10월경 라임으로부터 투자금을 받은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과 이슬라리조트의 초기 투자자간 매매 거래가 이뤄지기 이전의 사건 흐름이다. 

라임 자금이 이슬라리조트에 투자되기까지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사진 = 연합뉴스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사진 = 연합뉴스

2018년 8월 이슬라리조트에서 용병 총격전 사건이 발생한지 두달경이 지난 2018년 10월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해외 도피중)이 이슬라리조트를 300억원에 인수했다. 이슬라리조트 소유권 관련 분쟁을 벌이고 있던 일부의 사람들과 매매 계약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김영홍 회장은 이종필 전 라임부사장(징역 20년 대법원 판결확정)을 만나 라임펀드 자금 가운데 3500억원을 투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라임투자금이 김영홍 회장쪽으로 건내진 규모가 6000억원에 달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검찰 수사와 법원을 통해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다만 삼일회계법인이 라임사태 이후 실사한 바에 따르면 라임의 4개 모펀드 가운데 하나인 ‘플루토 FI D-1호’를 통해 메트로폴리탄 계열에 투자한 자산의 규모는 장부가액 기준 2854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은 김영홍 회장의 메트로폴리탄 관계사 14곳으로 흩어져 들어왔고, 이후 필리핀 이슬라 리조트, 파주 프로방스마을 인수, 서울 서초구 오피스텔 개발, 맥주 수입 사업 등으로 투자됐다. 또한 라임이 투자한 회사들의 전환사채(CB)를 되사는 데도 쓰였다. 

이 중 라임이 투자한 코스닥 기업들의 CB인수가 바로 파티게임즈 사건이다. 2018년 3월 21일경 코스닥 상장사였던 파티게임즈의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고, 라임은 파티게임즈 부실 투자로 인해 400억원의 손실을 반영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파티게임즈 정리매매 기간 중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은 라임으로부터 460억원을 받아 계열사 산하 엘씨인터내셔널, 아이엠지인터내셔날 등 사실상 실적이 없다시피한 계열사 이름으로 파티게임즈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400억원에 사들였다.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파티게임즈의 BW를 액면가격(권면총액)대로 사들여주며 당시 정상거래인지 의혹이 제기됐다.

돌려막기 수법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과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사이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시각도 있다. 라임 펀드 자금을 투자 받은 메트로폴리탄은 파티게임즈 이외에도 라임이 투자했던 바이오빌·폴루스바이오팜 등의 수백억원 규모 부실 전환사채(CB)를 되사들여 줬다. 

이후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은 해외 리조트 사업 등으로 투자금을 불려주겠다고 하며 필리핀 이슬라리조트 뿐 아니라 캄보디아 리조트 등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도피중인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은 라임 투자금 2000억원대를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확한 금액은 수사를 통해 확인해야 할 사안이다. 삼일회계법인의 실사에서 이같은 금액은 회수 불능으로 대부분 분류됐다. 

그런데 중요한 점이 김영홍 회장이 이슬라리조트를 인수하면서 인수대금은 차명계좌를 통해 11명의 이슬라리조트 기존주주들에게 지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 과정에서 한 대권 후보를 위해 범금융권의 지지를 모으는 모 단체의 집행위원장이 100억원원 상당의 돈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정리해보면, 이슬라리조트는 이미 2007년경부터 조직폭력배, 춘천 지역 유력인사 등이 초기 투자를 해 둔 상태였다. 이후 여행사 대표 조모씨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권리관계가 복잡하게 얽혔고, 용병총격전이 발생할 만큼 권리 분쟁이 심각해지면서 민형사 소송이 제기돼 현실적으로 리조트 소유권을 매각을 하기 어려운 상태였는데, 라임으로부터 자금을 받은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이 이처럼 권리관계가 복잡한 물건에 3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매매 대금은 이슬라리조트의 기존주주들에게 차명계좌 등을 통해 지급됐고 이 가운데 정치권과 연관이 있는 인사가 100억원을 받아갔다는 현재로서는 미확인 상태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檢, 관련 인물 수사...라임 해외투자금 회수·분쟁조정 방안 서나

라임자산운용(라임)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도피 중)의 측근 정모씨가 해외에서 검거돼 지난해 2월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송환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라임)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도피 중)의 측근 정모씨가 해외에서 검거돼 지난해 2월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송환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한 고소, 고발이 들어갔지만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가 관련 인사들을 대상으로 남부지검이 최근 수사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밝혀지면, 관련 인물들에 대한 의혹 및 회수 불능으로 분류된 라임펀드 해외 투자자금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해 자금 회수 방안도 더욱 명확하게 설 것으로 보인다.

라임자금의 회수가 가교 운용사인 웰브릿지자산운용을 통해 추진돼 왔고, 금융감독원을 통해 분쟁이 조정돼 왔지만, "해외 투자 관련해서는 수사를 통한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으면 회수 또는 분쟁 조정이 진척되기 어렵다"는게 금융당국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돼 사실관계가 밝혀지면 일부 판매사 및 금융권 관계자들의 형사소송, 행정소송 등 재판에 있어서도 새로 확정된 사실 관계가 추가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김영홍 메트로폴리탄그룹 회장이 일부 판매사들을 상대로 라임펀드 재판매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청탁여부가 있었는지 '알선수재 혐의' 관련 재판에도 보다 보다 객관적 사실관계를 갖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일부 사건의 경우 1심과 2심의 판단이 엇갈렸고, 이에 검사가 상고장을 제출한지 1년이 넘게 대법원에서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아무리 검사 상고 사건이라 할지라도 1년 넘도록 기각하지 않은채 대법원에서 신중히 살펴보고 있다는 점에서 최종 판단이 또한번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