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작가 월터 아이잭슨(왼쪽)과 '일론 머스크' 표지. 사진= 출판사 Simon&Schuster 제공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잭슨(왼쪽)과 '일론 머스크' 표지. 사진= 출판사 Simon&Schuster 제공

일론 머스크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발발 후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던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지난 해 비밀리에 다시 차단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우크라이나의 잠수함 드론이 러시아 함대를 공격해 핵전쟁으로 확대될 것을 우려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9일(현지시간)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작슨의 새 책 ‘일론 머스크’에 대한 서평에서 “이 책의 가장 큰 특종 중 하나”라며 이같은 내용을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책을 인용해 “스타링크가 차단되자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삶과 죽음의 문제’라는 문자를 보냈고 머스크는 그에게 ‘당신이 우위를 점할 때 평화를 추구하라’고 조언했다”며 “머스크는 핵전쟁으로부터 인류를 구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앞서 CNN도 지난 7일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해 러시아 함대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잠수함 드론 공격을 방해하기 위해 엔지니어들에게 크림반도 해안 근처의 스타링크 위성 통신망을 끄라고 비밀리에 지시했다.

이에 따라 폭발물을 장착한 우크라이나 잠수함 드론이 러시아 함대에 접근했을 때 “통신) 연결이 끊겼고 (잠수함 드론은)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고 해변으로 떠내려갔다”고 아이작슨은 기술했다.

머스크의 이런 결정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에 러시아가 핵무기로 대응할 것을 극도로 두려워했기 때문이며, 이는 러시아 고위 관리들과의 대화에서 촉발된 것이라고 아이작슨은 설명했다.

머스크는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의 통신 시스템을 망가뜨리자 우크라이나에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 단말기를 지원했다. 그 덕에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휴대전화 통신망과 인터넷 네트워크가 파괴된 상황에서도 계속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공격하는 데 스타링크를 이용하기 시작하자 머스크는 자신의 결정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고 아이작슨은 전했다.

아이작슨에 따르면 머스크는 “스타링크는 전쟁이나 드론 공격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넷플릭스를 시청하고 학교 수업을 위해 온라인에 접속하고 평화로운 일에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디지털전환부 장관은 머스크에게 문자메시지로 잠수함 드론의 기능에 관해 얘기하면서 인터넷 통신을 복원해 달라고 간청했지만, 머스크는 “우크라이나가 너무 멀리 나갔고 전략적인 패배를 야기하고 있다”며 거부했다고 아이작슨은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