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곳간이 텅텅 비고 있다. 올해 국세수입이 기존 예상치 대비 약 60조원 안팎으로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어 비상이 걸렸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세제실은 조만간 세수 재추계 결과를 공개한다. 세수 흐름을 내부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아니라 대외적으로 공식화해 발표한다는 설명이다. 세수 펑크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한 가운데 나온 이례적인 조치다. 

추경예산을 거치지 않고 공식적인 세수 재추계를 발표한다는 것 자체가 세수 펑크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국세 수입은 217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조4000억원이나 줄었다.

7월부터 세수 결손액이 40조원을 넘거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올해 국세수입 전망치는 340조원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초 예상치가 400조5000억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연내 약 60조원의 세수 펑크 상태가 발생하는 셈이다.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경기 불황 신호가 뚜렷한데다 전체 기업 실적 부진으로 법인세 납부가 급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자산 관련 세수도 크게 줄어 역대급 세수 펑크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내년도 상황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가 지난 1일 국회에 제출한 2024년도 국세수입 예산안을 통해 내년 총국세를 367조4000억원으로 전망한 바 있다. 올해 전망치 대비 33조원 줄었으나 재추계 기준으로는 일단 30조원 불어난 규모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세수 펑크가 계속될 경우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전망은 갈린다. 내년 경기회복에 이뤄질 경우 자연스럽게 국세수입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전망치 367조4000억원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