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서 아이오닉 5를 출시한지 1년 만에 전기차 업체 1위에 올랐다고 5일 밝혔다. 현대차는 아세안 권역 내 자사의 첫 번째 완성차 생산 거점인 인도네시아를 발판으로 아세안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2대 중 1대는 현대 전기차’ … 인도네시아 EV 시장 이끄는 현대차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아이오닉 5.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아이오닉 5.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는 1월부터 7월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3913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56.5%를 달성, 전기차 시장 1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우링자동차에 이어 2위를 기록했지만, 아이오닉 5의 판매 본격화에 힘입어 올해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이 같은 판매 호조세는 아이오닉 5의 현지 생산 판매 체계를 바탕으로 한다. 아이오닉 5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완성차 브랜드 중 현지에서 생산을 시작한 최초의 전기차 전용 모델이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022년 3월 16일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식에서 아이오닉 5 차량에 기념 서명을 남기고 “아이오닉 5는 인도네시아 전기차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전기차 양산을 축하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핵심 소재인 니켈 등 풍부한 자원을 활용해 아세안 전기차 허브로 도약을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에서 앞으로도 전동화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 현지에 건설 중인 배터리셀 합작공장이 내년 가동되면,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바탕으로 현지 전기차 시장 공략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현대차 인도네시아 판매법인(HMID)은 5일(현지시간) 현지 최대 유통업체인 ‘리뽀몰 인도네시아’와 전기차 충전소 확장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 ‘일본차 독점 구조에 균열’ … 인도네시아 넘어 아세안 노린다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아이오닉 5에 기념 서명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아이오닉 5에 기념 서명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 인도네시아 판매법인(HMID)은 인도네시아 내 현대자동차 전체 판매 순위를 6위까지 끌어올렸다. 2023년 누적 판매대수는 2만65대로 전년 동기 대비 48.1% 증가했다.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시장점유율(3.4%)은 일본 주요 업체들과는 아직 격차가 있지만 일본차 독점 체제에 균열을 내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시장점유율 1위는 도요타(32.5%), 2위는 다이하쓰(19.6%), 3위는 혼다(14.5%) 등이다.

현대자동차는 ‘인도네시아국제모터쇼 2023’에서 3727대의 현장 계약을 달성하며, 도요타(5796대)에 이어 현장 판매 2위 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스타게이저가 1600대로 가장 많이 팔렸으며 아이오닉 5(776대), 크레타(768대) 등이 현장에서 계약됐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를 넘어 적극적인 수출을 통해 아세안 지역 공략도 적극 진행 중이다. 인도네시아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3만114대의 인도네시아산(産) 자동차를 아세안과 아중동 등 인근 해외 시장에 수출하며, 전년 동기 대비 수출 물량을 70.0% 늘렸다. 인도네시아 공장은 현대차의 주요 수출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향후에도 인도네시아 공장을 기반으로 6억7000만명에 달하는 인구, 풍부한 자원 등 잠재력을 보유한 아세안 자동차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현대차 생산 거점 중에는 인도네시아가 30.9%의 비중으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고, 이어 태국(24.8%), 말레이시아(22.4%), 필리핀(12.4%), 베트남(8.4%), 싱가포르(1.1%), 미얀마(0.1%) 순으로 시장이 형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