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키친 일뽀르노’ 역삼 센터필드점. 출처=엠즈씨드

식품업계가 본업 외 외식사업을 키우는 데 공들이고 있다. 자체적으로 식자재 조달이 가능해 수익성 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외식 브랜드를 통한 기업 이미지 쇄신도 꾀할 수 있어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홀딩스 자회사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더 키친 일뽀르노’는 내년 출점 후보 지역을 검토 중인 단계다. 더 키친 일뽀르노는 엠즈씨드가 2021년 기존 ‘더 키친 살바토레 쿠오모’ 브랜드 상표권 만료에 따라 새롭게 내놓은 브랜드로, 전국에서 1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엠즈씨드는 2013년 매일유업 ‘폴 바셋(커피전문점)’ 외식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설립한 법인이다.

지난달에는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또 다른 외식 브랜드 ‘크리스탈 제이드’가 도곡점 신규 매장을 열었다. 크리스탈 제이드의 오프라인 매장수는 15개에 달한다. 크리스탈 제이드는 아시아 주요 도시에 매장을 두고 있는 글로벌 체인 중식 레스토랑으로, 2009년 매일유업이 국내에 들여왔다.

지난 6월에는 외식사업 효율화 차원에서 엠즈씨드가 크리스탈 제이드코리아의 사업을 양수하는 방식으로 법인 합병을 마쳤다. 특히 엠즈씨드는 매일홀딩스 계열사 중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2022년 이 회사의 영업이익(148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111% 급증하기도 했다. 이는 같은 기간 본업인 ‘유업’을 담당하는 매일유업 영업이익(607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동원F&B 자회사 동원홈푸드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선보인 샐러드 브랜드 ‘크리스피 프레시’와 이탈리안 가정식 레스토랑 브랜드 ‘포르투7’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크리스피 프레시는 현재 13개 매장을 두고 있으며 포르투7은 지난 14일 4번째 매장 ‘롯데몰 김포공항점’을 열었다. 올 하반기에도 양 브랜드의 신규 출점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풀무원이 지난해 문을 연 비건 인증 레스토랑 ‘플랜튜드’도 매장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1호점 ‘코엑스점’을 시작으로 올 3월 ‘아이파크몰용산점’이 개장했으며 연내 4호점까지 매장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플랜튜드는 비건표준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완료한 매장으로, 식물성 식재료를 사용한 메뉴를 제공한다.

식품업계가 외식 사업에 무게를 싣고 있는 배경에는 기존 식품 유통 사업과 연계해 동반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크리스피 프레시의 경우 동원홈푸드가 생산한 소스를 비롯해 동원그룹 계열사 동원산업으로부터 참치와 연어를 공급 받고 있다.

‘크리스피 프레시’ 메뉴. 출처=동원홈푸드
‘크리스피 프레시’ 메뉴. 출처=동원홈푸드

크리스피 프레시 메뉴에는 동원F&B의 치즈 제품과 동원그룹 농업합작법인 어석이 스마트팜에서 기른 무농약 수경재배 채소 ‘청미채’도 사용된다. 이와 함께 동원홈푸드는 자사 비건 식품 브랜드 ‘비비드그린’와 동원F&B 식물성 대체식품 브랜드 ‘마이플랜트’ 등과 협업한 외식 메뉴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엠즈씨드는 크리스탈 제이드 브랜드를 앞세워 가정간편식(HMR)으로 식품 사업 영역을 넓히기도 했다. 최근 크리스탈 제이드 매장의 대표 딤섬 메뉴인 ‘쇼마이’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출시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엠즈씨드는 HMR 출시를 위해 2년여에 걸친 메뉴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크리스탈 제이드 싱가포르 현지 총괄 셰프로부터 품질 검증을 받기도 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우선 식품기업들이 외식사업을 전개하면 식자재를 직접 조달할 수 있는 점이 최대 장점”이라며 “원재료를 직접 공급해 사용하게 되면 원가 절감도 가능하고 무엇보다 식품업계 영업이익률이 평균 5%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외식사업에서는 이보다 큰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신규 외식 브랜드들은 식품기업에 씌어진 낡은 이미지를 벗겨내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식품기업 입장에서는 외식업이 신사업으로 밀기에 최적의 선택지로 여겨질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