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버스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버스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 사진=통영시
국내 전기버스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버스 점유율이 크게 늘었다. 사진=통영시

국내 전기버스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버스 점유율이 30%를 넘어섰다.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몽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시점이다.

24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7월 기준 국가별 연료별 버스 운행대수 및 비율을 살펴본 결과 중국산 전기버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32%에 달한다. 전체 전기버스 6641대 중 중국산 전기버스는 2135대로 도로를 달리는 전기버스 10대 중 3대 이상이 중국산이라는 얘기다.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등록된 국내 전기버스 신차 대수에서도 1131대 중 468대가 중국산 전기버스로 나타났다. 

운행 중인 전기버스에서는 현대차의 일렉시티가 2177대(52.6%)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중국 하이거버스의 하이퍼스가 574대(26.9%)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비야디의 이버스12도 285대(13.3%)로 3위를 차지하며 국산 전기버스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4위는 502대(12.1%)를 등록한 에디슨모터스의 이화이버드가 차지했다. 중소기업 우신산업의 아폴로 버스는 438대(10.6%)로 5위를 차지했다. 7월 한 달 판매량도 45대로 7.5%를 맴돌며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산 전기버스의 경쟁력은 가격이다. 중국산 전기버스는 에너지 밀도가 낮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가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주로 탑재해 낮은 가격에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

국산 전기버스 가격이 3억원대 중반인데 반해 중국산 전기버스는 수입단가 기준으로 대당 1억5000만원~2억원대 수준이다.

성능도 우수하다. 하이거버스의 하이퍼스1612는 350kWh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314㎞까지 주행할 수 있어 다른 차량과도 주행거리에서 뒤지지 않는다.

중국산 전기버스의 점유율이 급격하게 오르자 환경부는 보조금을 줄이는 대안을 내놨다.

환경부는 최대 7000만원이던 기존 보조금을 유지하되 배터리 밀도에 따라 차등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실질적으로 낮은 밀도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중국산 전기버스를 제재하겠다는 의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성능으로 국내 전기버스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버스의 점유율은 계속 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우리나라 도로를 달리는 중국산 전기버스가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명확한 안전성 검증이 이뤄졌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