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사진= 연합뉴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사진= 연합뉴스

현대엘리베이터가 장초반 6% 이상 급등하고 있다.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하는 KCGI자산운용(옛 메리츠자산운용)이 주주서한을 보냈다는 소식 때문으로 분석된다. 

23일 현대엘레베이터는 오전 9시54분 기준 전날보다 6.4% 오른 4만9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2일 KCGI운용 주식운용본부는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에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KCGI운용은 주주서한에서 현정은 회장의 사내이사직 사임을 비롯해 지배구조 개선과 중장기 수익성 개선 전략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현 회장의 과다 연봉과 겸직, 이해관계 상충 등을 문제 삼았다.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에서 작년 29억8100만원을, 올해 상반기 16억3200만원을 받았다. 현대아산, 현대무벡스, 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 등 계열사 다수의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2022년 현대엘리베이터의 영업이익률은 2%였으며, 올해 상반기 기준 현정은 회장의 지분율은 8.18%이다.

이번 스튜어디십코드(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은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 펀드 KCGI가 운용사를 인수한 뒤 벌이는 첫 번째 활동이다. 

현대엘리베이터가 경영권 분쟁을 겪을 소지가 다분한 가운데 국내 자산운용사가 주주행동에 나서면서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3월 대법원은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쉰들러홀딩AG(지분율 13.94%)가 2014년 현정은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쉰들러 측 손을 들어주며 현 회장에게 “현대엘리베이터에 170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KCGI운용 관계자는 “소액주주와 대주주의 대립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모두에게 이로운 제안을 담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