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질문]

“최근 저희 회사와 관련된 사회적 논란이 있었는데요. 내부에서는 저희가 선제적으로 책임을 인정하고 나서서 이슈를 관리하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부는 책임이 곧 유죄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반대를 했습니다. 이런 의견 충돌이 자주 있는데 어떻게 의사결정 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이 주제는 이슈나 위기발생 시 상당히 흔한 내부적 고민입니다. 주로 법적 시각에서 발생된 문제에 대하여 책임을 인정하는 것은 유죄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는 조언이 주를 이루곤 합니다. 커뮤니케이션 파트에서는 그와 달리 선제적으로 책임을 인정하며 개선이나 재발방지 약속을 해야 당면한 이슈가 관리될 수 있다는 조언을 하며 맞서기도 합니다.

어찌 보면 이 상반된 의견 충돌은 영원할 것 같습니다. 다양한 사실 관계와 책임 수준에 따라 양쪽 의견 중 하나에 힘이 실리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슈나 위기 발생 시 책임에 대한 의미는 좀더 깊이 들여다보면 좋을 것입니다. 먼저 책임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가에 대하여 생각해 보시죠.

먼저 죄는 책임을 필히 동반합니다. 죄를 지었다면 그에 상응한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많은 기업이나 조직에서는 이 의미 때문에 큰 부담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반대로 책임은 꼭 죄와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사회적 구성원이자 좋은 기업시민으로서 기업에게 주어진 일정한 책임은 항상 존재합니다. 만약 해당 이슈나 위기가 그 가치와 연결되는 것이라면 기업이나 조직은 선제적으로 그 책임을 강조하며 성실하게 책임을 준수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죄’라는 개념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부정적 문제가 발생되어 여러 이해관계자와 공중에게 피해를 끼치게 되었을 때, 그와 관련된 기업이나 조직은 우선적으로 해당 문제를 해결하고 이해관계자와 공중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생깁니다. 그것이 기업의 ‘이슈 및 위기관리 책임’입니다. 만약 그 책임을 방기하고 적절한 관리 활동을 시행하지 않는 기업이나 조직이 있다면 이는 사후 스스로 새로운 죄를 만드는 것입니다. 어차피 그 새로운 죄 때문에 결국 엄중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기업이나 조직이 강조해야 할 책임이란 당면한 이슈 및 위기를 적절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의무를 의미합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그 책임 대상과 범위 그리고 의미가 적절하게 전달되어져야 합니다. 부정 이슈나 위기 상황에서 기업이 책임져야 할 것은 그로 인해 고통받거나 슬퍼하고 실망하고 피해 받아 분노해 있는 이해관계자와 공중에 대한 관리입니다.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상당히 성스러운 책임이자 의무입니다.

기업 및 조직은 그에 대한 자발적 인정과 실행을 통해 이슈 및 위기를 제대로 관리해 내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그 결과를 사후 평가하는 이해관계자와 공중에게 기업은 성실하게 책임을 준수했음을 인정받으면 됩니다. 이와 달리 유죄 인정에 대한 강박 때문에 책임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으며 적절한 이슈 및 위기관리를 실행하지 않는다면(관리 책임까지 방기한다면) 남는 것은 결국 새로운 죄와 더욱 심각해진 책임뿐입니다. 많고 다양한 실패 사례들이 반복적으로 이에 대해 증언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