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기업은행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인사하고 있다. 사진 = 김호성 기자.
김성태 기업은행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인사하고 있다. 사진 = 김호성 기자.

김성태 기업은행장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회동에서 신속한 채무조정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재기를 돕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국책은행의 역할을 살려 상생을 적극 이어나갈 방침이다. 

김성태 행장은 19일 기업은행 본점에서 소상공인·중소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김 행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한편, 앞으로의 지원 계획을 공개했다.

기업은행은 '새출발기금'과 '신속 금융지원'을 비롯한 금융권 공동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면서도 자체적으로 수립한 지원 방안을 활용함으로써 어려운 시기 기업과의 상생을 실천하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재기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영 정상화가 가능한 중소기업에 채무상환을 미루고 대출 금리를 내리는 등의 채무조정을 실시함으로써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특히 기업은행이 설계한 '소외·취약사업자 재도약 프로그램'은 총여신이 10억원 미만인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인데, 따로 신청을 받기 전에 은행 차원에서 먼저 기업을 선별해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은행 측은 현재 총 251곳이 대상에 포함됐다. 이들에 총 586억원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체인지업워크아웃'에도 한층 힘을 싣는다.

부실 징후가 있는 사업자(기업신용위험평가 C등급)를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들에 대한 신속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동시에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사업자(기업신용위험평가 B등급)에 대해서도 단기 유동성을 공급하는 신속 금융지원(프리 패스트트랙) 제도를 이어가고 있다.

19일 오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약차주 지원 활성화를 위한 중소기업·소상공인 간담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 여섯째)과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왼쪽 여섯째),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왼쪽 여덟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 김호성 기자.
19일 오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약차주 지원 활성화를 위한 중소기업·소상공인 간담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 여섯째)과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왼쪽 여섯째),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왼쪽 여덟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 김호성 기자.

이밖에 기업은행은 자영업자를 위한 체인지업 제도도 가동해 소규모 개인사업자의 비대면 구조조정을 지원 중이다.

권용대 기업은행 여신운영그룹 부행장은 "한시적 금융 조치 종료에 대비해 부실 위험에 처한 기업을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맞춤형 채무조정 제도를 확대할 것"이라며 "중소기업 재기 지원 프로그램의 지원 한도를 증액하는 동시에 소외·취약 소상공인을 발굴해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기업은행은 국책은행 중 가장 먼저 '상생 릴레이'에 동참했다. 중소기업 특화 정책금융기관이라는 정체성에 맞춰 보다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은행은 만기 연장과 상환유예를 지원함으로써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안전판 역할을 해왔다.

6월까지 142조7000억원의 대출에 대해 만기를 연장하고 2조4000억원에 대해선 상환을 유예하는 등의 실적을 냈다. 이는 시중은행 평균치 대비 각각 3배와 5.9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날 농협중앙회 역시 상환유예 차주를 위한 자체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신용대출 최장 10년 담보대출, 최장 20년 분할상환 전환, 최장 2년 상환유예기간 추가 연장 등의 내용을 담았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 원장은 기업은행과 농협중앙회의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프로그램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은행이 채무상환능력 저하가 우려되는 차주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채무조정을 실시하는 기업은행의 모범사례가 확산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고금리 대출의 금리를 인하하거나, 대출 만기를 연장하는 등 상생금융 노력을 기울여 주고 있다"며 "이를 최대한 조기집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농협중앙회의‘코로나19 특별재지원 프로그램’도 모범사례로 전파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