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승 변호사. 사진 = 연합뉴스
정철승 변호사. 사진 = 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유족 변호를 맡았던 정철승 변호사가 박 전 시장의 사망과 관련해 정황상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아닐 수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박 전 시장이 숨지기 전날 청와대로부터 강제추행 고소를 당했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는 의혹 제기다. 정 변호사의 말이 사실일 경우 수사 정보가 청와대를 통해 피의자에게 유출된 것이라 파장이 예상된다.

정 변호사는 14일 페이스북에 “내가 박 시장 사건의 내막을 알면 알수록 죽음은 미스터리라는 생각이 든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나는 박 시장이 과연 자살했을까 하는 의문을 갖고 있다”면서 몇 가지 이유를 들었다. 그는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당시 유족 측 법률대리인을 맡은 인물이다.

사진 = 정철승 변호사의 페이스북 캡쳐
사진 = 정철승 변호사의 페이스북 캡쳐

그는 첫 번째 이유로 “사망 전날, 박 시장은 민주당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강제추행 고소를 당했다는 이유로 서울시장직에서 사퇴하라는 전화를 받고 크게 반발했다고 한다”고 적었다.

정 변호사는 이어 “사망 당일, 박 시장이 가벼운 등산복 차림으로 나선 것은 자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등산로 옆 공터에 있는 자신의 안가(컨테이너 박스)에서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서 일 수 있다”며 또 “박 시장은 넥타이로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됐고, 부검 없이 화장됐다”고 했다.

정 변호사는 “10년 동안 국제 도시 서울의 시장이었던 대한민국 대권 주자가 야산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는데, 부검을 통해 명백하게 사인을 밝히지도 않고 화장했다는 사실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고, 자살을 결심한 사람이 자살도구로 넥타이를 갖고 야산에 갔다는 사실도 넌센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코노믹리뷰는 정 변호사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대해 독자들의 해석에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도 함께 게재한다.

[정변호사의 페이스북 게시글 전문]

며칠 전, 고 박원순 시장의 사망 3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나는 박 시장이 사망한 후 1년이 채 되기 전인, 2021년 5월 경에 고 박원순 시장의 부인 등 유족의 간청으로 변호사로서 유족을 보호해드리기로 결정했다. 고 박원순 시장의 헌신과 공로를 생각해서 수임료도 받지 않고 공익활동삼아..

이렇게 내가 유족들을 보호해 드리겠다고 약속한 후에, 나는 박 시장의 부인이 국가인권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깜짝 놀랐다. 국가인권위가 박 시장이 성희롱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인데, 이는 승소할 가능성이 없는 소송이다.

성희롱은 너무나 쉽게 인정되는 개념이기 때문에 국가인권위가 그런 판단을 내린 것을 행정소송을 통해 취소하기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박 시장 부인은 억울한 마음에 혼자서 이 행정소송을 제기한 모양인데, 여하튼 나는 울며 겨자 먹는 기분으로 승산이 없는 그 행정소송을 떠안게 되었다.

박원순 시장의 결백이랄까 무고함을 재판을 통해 인정받으려면 박 시장 고소인, 김재련 변호사, 박 시장을 고소하고 비방한 여성단체 대표들, 최영애 인권위원장 등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을 제기해서 증거를 통한 법정 싸움을 해야 한다는 것이 내가 박 시장 부인에게 조언한 방안이었는데, 박 시장 부인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내세우며 내 조언을 거절했고 결국 나를 해임했다. 너무나 황당한 일이었는데.. 여하튼..

그렇게 내가 박원순 시장 사건을 맡은 후로, 박 시장의 추모식이 3번 열렸다. 1주기 추모식, 2주기 추모식 그리고 3주기 추모식..

그러나 나는 단 한번도 박원순 시장의 추모식에 참석한 적이 없다. 변호사가 의뢰인의 가족행사에 참석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박원순 시장이 우리 사회를 위해 남긴 공헌과 헌신을 존경해서 박 시장 유족을 돕기로 결심한 것일 뿐, 박 시장과는 아무런 개인적 관계가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박 시장의 추모식에 굳이 내가 참석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그런데, 내가 박원순 시장 사건의 내막을 알면 알수록 박 시장의 죽음은 미스테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박 시장을 추모한다는 수많은 이들 중 아무도 그 미스테리에 대해 의문이나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희한할 정도다.

결론적으로 나는 박 시장이 과연 자살했을까 하는 의문을 갖고 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사망 전날, 박 시장은 민주당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강제추행 고소를 당했다는 이유로 서울시장직에서 사퇴하라는 전화를 받고 크게 반발했다고 한다.  
2. 사망 당일, 박 시장이 가벼운 등산복 차림으로 나선 것은 자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등산로 옆 공터에 있는 자신의 안가(컨테이너 박스)에서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서 일 수 있다. 
3. 박 시장은 넥타이로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4. 박 시장은 부검없이 화장되었다. 
10년 동안 국제 도시 서울의 시장이었던 대한민국 대권주자인 VVVIP가 야산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었는데, 부검을 통해 명백하게 사인을 밝히지도 않고 화장했다는 사실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고(형사사법 실무상 가능한 일이 아니다), 자살을 결심한 사람이 자살도구로 넥타이를 갖고 야산에 갔다는 사실도 넌센스다.

박원순 시장의 사망은 진실이 규명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의문점들이 참 많다. 왜 아무도 이런 얘기를 하지 않는지부터가 나에게는 미스테리다. 고 박원순 시장님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