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주노총의 퇴근길 광화문 집회를 일부 허용한 법원의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민주노총을 약자로 보는 고루한 인식의 패러다임부터 바꿔야 한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민노총이 약자라는 인식에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민노총의 집회신청에 대해)경찰은 퇴근 시간을 피해 집회하라고 통고했지만 법원은 퇴근 집회를 허용해주며 민노총의 손을 들어줬다”며 “법원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썼다.

앞서 법원은 지난 4일 남대문경찰서의 옥외집회금지 통고 처분에 반발해 민노총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허용했다. 이에 따라 민노총은 오는 7일과 11일, 14일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 등에서 촛불집회를 열 수 있게 됐다.

오 시장은 이어 “민노총은 2주간 총파업을 하며 도심 곳곳을 점령하고 있다”며 “정권퇴진을 외치는 민노총의 시위는 노동투쟁이 아니라 명백한 정치투쟁”이라고 비판했다.

또 “민노총은 약자가 아니다. 노조조직률이 14%대에 머물고 있는 현실에서 민노총과 같은 고연봉 정규직 중심의 노조는 귀족 노조의 대명사가 됐다”고 지적하고 “진정한 약자인 영세 자영업자와 비정규직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기득권 투쟁만 하는 집단이라는 비판을 받은 지도 오래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법원은 이들의 목소리를 시민의 퇴근길 같은 일상권보다 우선했다”며 “집회 시위 권리를 인정한다고 해도 왜 꼭 퇴근길까지 막아서야 하며, 차량이 가장 많은 광화문 차로를 막아야 하냐”고 반문했다.

그는 “민노총을 약자로 보고 있다면 그런 고루한 인식의 패러다임부터 바꿔야 한다”며 “법원은 일부 차로를 막아도 우회로가 있으니 문제없다는 인식인데, 퇴근길 집회 차로에 나와 보셨는지 묻고 싶다. 집회 때문에 꽉 막힌 퇴근 차로를 보며 힘겨운 일과를 마치고 집에도 편히 돌아가지 못하는 수없는 시민들의 탄식이 들리는 듯 하다”고 일갈했다.

오 시장은 “집회 시위의 도로 점용과 관련해 정부에 법 개정을 건의하고 협의를 시작했다.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해서 잘못된 관행이나 인식을 바로잡겠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