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항구의 니쿠코짱!>은 과거 화류계에서 일한 이력이 있는 엄마 ‘니쿠코’와 그녀의 초등학생 딸 ‘기쿠코’의 일상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동명의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원작과 애니메이션 모두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특히 애니메이션은 2022년 일본 문화청 미디어예술제에서 우수상, 2022년 일본아카데미상에서 애니메이션작품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두루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작품의 내용과 별개로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장인 정신이 엿보이는 따뜻한 그림체와 배경도 뛰어나다.   

어떤 상황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긍정 에너지가 넘치는 니쿠코는 화류계에 몸담았던 시절, 나쁜 남자들에게 쉽게 마음을 주고 여러 차례 실연을 당한 아픈 과거가 있다. 현재 딸과 살고 있는 일본 북부 항구 마을의 생활도 실은 니쿠코에게 ‘유서’를 남기고 도망간 한 남자를 찾아 여기저기를 떠돌다가 지쳐 눌러앉게 된 것에서 시작됐다.   

니쿠코의 화려한 시절은 이제 옛날이야기가 됐고 그녀는 푸근한 촌동네의 아주머니가 됐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된 기쿠코는 서서히 엄마를 부끄러워하기 시작한다. 먹는 것을 유독 좋아해 날이 갈수록 살이 찌는 데다 늘 촌스러운 옷을 즐겨 입고 다니는 엄마를 기쿠코는 점점 이해하기가 어려워진다. 어느 날 니쿠코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왔다는 걸 알게 된 기쿠코는 또 ‘높은 확률로’ 나쁜 남자에게 버림받고 힘겨워 할 엄마를 걱정하게 된다.  

작품은 ‘사연 많은’ 니쿠코 모녀를 감싸주는 항구 마을 사람들의 따뜻함과 엄마의 외로움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는 기쿠코의 성장 이야기를 잔잔하면서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아낸다. 무엇보다 잔잔하게 이야기가 흘러가다가 작품의 후반부에 드러나는 한 가지 비밀은 모녀의 관계를 달라지게 만든다. 이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 돼 보는 이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누구에게나 가슴 아픈 과거나 시련이 있다. 이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가족, 혹은 주변 사람들이 있어 우리는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새로운 힘을 얻는다. <항구의 니쿠코짱!>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이와 같다. 

격정적인 감정 변화나 자극적인 기승전결은 <항구의 니쿠코짱!>에 없다. 그러나 잔잔하면서도 여운이 많이 남는 <이웃집 토토로> 스타일의 힐링물을 선호하는 이들에게 작품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한줄 평: 여러분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찡긋)

▶ 애플tv+ <지하창고 사일로의 비밀> 
유독 물질로 가득한 지상의 척박한 환경을 피해 인류는 지하 깊은 곳의 거대한 ‘사일로’로 터전을 옮긴다. 그러나 이 사일로에는 숨겨진 진실이 있었고, 여기에 의문을 품은 몇몇 사일로 거주민들은 목숨을 걸고 진실에 접근한다. 휴 하위의 소설 <Wool> 시리즈를 원작으로 하는 애플tv+ 오리지널 SF 드라마.  

▶ 티빙 <댄스가수 유랑단> 
<서울체크인>에 출연한 이효리가 “댄스가수들이 모여서 전국투어 콘서트를 하자”고 말했던 제안이 현실이 됐다. <댄스가수 유랑단>은 김완선, 엄정화, 이효리, 보아, 화사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여성 아티스트들이 의기투합해 전국 투어 콘서트를 준비하는 과정을 그려낸 다큐 예능이다. 각 아티스트들이 보여줄 ‘레전드 무대’가 관람 포인트. 

▶ 디즈니+ <아메리칸 본 차이니즈> 
진 루엔 양의 그래픽 노블 <아메리칸 본 차이니즈>를 원작으로 하는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 평범한 십 대 미국인 소년 ‘진 왕’은 신화적 존재 ‘손오공’의 아들 ‘웨이첸’과 친구가 되고 두 친구가 함께 모험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려낸 드라마. 가족, 코미디, 액션 장르가 어우러진 본격 판타지물.   

▶ 넷플릭스 <푸바>
비밀리에 CIA 요원으로 활동해 온 아빠와 딸이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된 후 협동 작전을 펼치는 액션 코미디 시리즈.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레전드 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주인공 루크 역과 총괄 프로듀서를 맡아 50여 년의 연기 인생 최초로 드라마 시리즈에 도전했다.가족 간의 사랑이라는 메시지에 액션과 코미디가 가미된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