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Q4 e-트론. 사진=최동훈 기자
아우디 Q4 e-트론. 사진=최동훈 기자

아우디가 한국에 준중형 전기 SUV ‘Q4 e-트론’을 출시해 EQA, EQB 등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모델 2종의 빈틈을 노리고 있다. 아우디는 벤츠 두 전기차의 중간 수준에 달하는 제원과 사양 구성 등을 갖춘 Q4 e-트론으로 한국 고객에게 또 하나의 선택지를 제안하고 있다.

Q4 e-트론의 측면부. 사진=최동훈 기자
Q4 e-트론의 측면부. 사진=최동훈 기자

최근 Q4 e-트론 40 프리미엄(이하 Q4 e-트론)을 시승했다. 해당 등급모델(트림)은 Q4 e-트론의 두가지 트림 중 상위 버전이다. 하위 트림인 Q4 e-트론 40과 비교해 각종 사양을 추가 탑재하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Q4 e-트론의 후면부. 사진=최동훈 기자
Q4 e-트론의 후면부. 사진=최동훈 기자

Q4 e-트론은 벤츠의 두 전기차 모델 사이 수준의 제원을 갖췄다. 다만 벤츠 두 모델과 달리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실내 공간을 여유롭게 확보했다.

Q4 e-트론의 1열 전경. 사진=최동훈 기자
Q4 e-트론의 1열 전경. 사진=최동훈 기자
Q4 e-트론의 2열 전경. 사진=최동훈 기자
Q4 e-트론의 2열 전경. 사진=최동훈 기자

모그룹인 폭스바겐그룹의 공용 플랫폼 MEB로 개발된 Q4 e-트론은 후륜에 모터 하나를 장착한 후륜구동방식이 적용됨에 따라 편평한 2열 발판(레그룸 바닥)을 갖췄다. 이에 따라 탑승객에게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한다. 전고(높이)가 세 모델 중 가장 낮지만 2열에 앉았을 때 머리와 천장 사이 공간(헤드룸)이 널널하다 싶을 정도로 넓게 조성됐다.

Q4 e-트론의 2열 시트를 앞으로 접은 뒤 확보한 실내공간. 사진=최동훈 기자
Q4 e-트론의 2열 시트를 앞으로 접은 뒤 확보한 실내공간. 사진=최동훈 기자

Q4 e-트론의 트렁크 용량이 525L로 더 큰 제원의 EQB(495L)보다 넓은 점도 경쟁우위 요소다. 2열 시트를 앞으로 접었을 때 등받이 상단부와 트렁크 도어 경첩까지 길이는 150㎝에 달한다. 1열 시트를 앞으로 이동시키고 2열 레그룸을 채우면 더 큰 키의 탑승객이 누울 수 있다.

Q4 e-트론의 센터콘솔 후면부. 사진=최동훈 기자
Q4 e-트론의 센터콘솔 후면부. 사진=최동훈 기자

벤츠 두 모델 중 EQB는 Q4 e-트론과 비교해, 2열 시트에 앞뒤로 이동 가능한 슬라이딩 레일을 갖추고 있어 공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점에서 차별화했다. EQB의 2열 시트가 트렁크 바닥(플로어)과 수평을 이룰 정도로 편평하게 눕고 등받이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점도 Q4 e-트론과 다른 부분이다. EQB의 2열 시트 등받이를 눕혔을 때 앞뒤 길이는 175㎝에 달한다. Q4 e-트론보다 긴 전장을 갖춘 덕분이다.

Q4 e-트론의 운전석 전경. 사진=최동훈 기자
Q4 e-트론의 운전석 전경. 사진=최동훈 기자

주행보조시스템과 회생제동기능 연동, 운전효율↑

주행경험 측면에서 Q4 e-트론은 벤츠 전기차와 다른 장점을 보여준다. 벤츠 차량과 대조되는 주행경험 요소 중 하나가 회생제동 기능이다. 회생제동은 달리는 힘의 일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시켜 감속하는 동시에 차량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기능이다.

Q4 e-트론은 앞서 출시된 e-트론과 마찬가지로 세 단계의 강도를 발휘하는 회생제동 기능을 제공한다. 핸들(스티어링 휠) 앞쪽에 위치한 패들시프트 2개로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Q4 e-트론의 회생제동 기능은 앞차 간격에 따라 스스로 회생제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점에서 벤츠 전기차들과 다르다. 앞차와 간격이 가까워질수록 회생제동 강도가 자동으로 높아져 감속한 다음 거리를 벌린다. 이는 아우디의 주행보조시스템인 프리센스를 적용한 덕분이다. 아우디는 운전자 개입 없이 안전운전을 지원하는 기능인 프리센스과 회생제동 기능을 연동해 운전편의와 에너지 사용효율을 동시에 확보했다.

Q4 e-트론의 회생제동 기능은 e-트론과 비교해 단계별 제동 강도가 더욱 확연히 구분되도록 개선되기도 했다. 회생제동 단계가 높아질수록 차량 속력을 더욱 빠르게 줄이기 때문에 시원시원하게 달리다가도 필요할 때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고도 안전하게 속력을 내릴 수 있다.

Q4 e-트론의 기어콘솔. 사진=최동훈 기자
Q4 e-트론의 기어콘솔. 사진=최동훈 기자

이에 따라 고속 주행 중 브레이크 페달을 자주 밟지 않아도 앞차와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등 더욱 효율적으로 운전할 수 있다. 회생제동 기능의 제동력이 더욱 강해졌지만 몸이 앞으로 쏠리지 않도록 부드럽게 감속하는 장점은 그대로 계승했다.

Q4 e-트론은 이와 함께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보조해 주는 사양도 새롭게 장착했다. 이 중 하나가 증강현실(AR) 헤드업 디스플레이다. AR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운전석에서 앞유리를 통해 보이는 앞차와 가까운 유리 부위에 근거리 경고, 위치 파악 등 정보를 표시하는 그래픽을 띄운다. 이와 함께 속력, 길안내 정보 등이 표시돼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며 운행 환경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Q4 e-트론은 이밖에 도심 운행하거나 아스팔트 도로를 통해 주말 여행을 떠나기에 충분한 구동력을 발휘한다. 빠르게 달리는 동안 운전석 탑승문 앞쪽 기둥(A필러)에서 미세하게 바람 새는 소리가 나는데 그친다. 또 노면에서 발생하는 소리가 잔잔하게 들릴 정도로 소음이 잘 차단된다. 속력이 높아질수록 가속력이 조금씩 약해지고, 나들목을 지날 때 몸이 반대쪽으로 쏠리는 현상을 잘 잡아주는 등 우수한 주행 안정감을 발휘한다.

Q4 e-트론의 PE룸 전경. 사진=최동훈 기자
Q4 e-트론의 PE룸 전경. 사진=최동훈 기자

실연비 8.4㎞/㎾h, 한 번에 690㎞ 주행가능

Q4 e-트론을 운행한 후 기록한 전비(전기차의 연비)가 공인 수치보다 높게 나오는 점은 벤츠 전기차와 유사하다. 차량을 타고 경기 남양주시에서 경기 일산시까지 60㎞에 달하는 코스를 달렸다.

교통이 원활한 자유로에서 종종 고속주행하고 시내에서도 신호를 받을 때 외에는 정속 주행했다. 에어컨을 켜지 않았고 회생제동 기능을 수시로 활성화했다. 이 때 기록한 전비가 1㎾h당 8.4㎞로 공인 복합연비 4.3㎞/㎾h를 훌쩍 넘겼다. Q4 e-트론에 장착된 리튬이온배터리의 용량이 82㎾h인 점을 고려할 때 완전 충전시 690㎞까지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셈이다.

앞서 EQB로 서울 도심과 경기 남양주시 외곽 지역의 산지를 거쳐 53㎞ 가량 주행했을 때 공인 연비 4.1㎞/㎾h를 초과한 5.5㎞/㎾h를 기록했다.

Q4 e-트론에 장착된 브리지스톤 투란자. 사진=최동훈 기자
Q4 e-트론에 장착된 브리지스톤 투란자. 사진=최동훈 기자

부가세를 포함하고 친환경차 세제혜택을 적용하기 전 Q4 e-트론 가격은 40 트림 5970만원, 40 프리미엄 트림 6670만원 등으로 책정됐다. EQB(7600만~8250만원) 뿐 아니라 EQA(6750만~7450만원)보다 낮은 액수다.

Q4 e-트론의 썬루프. 사진=최동훈 기자
Q4 e-트론의 썬루프. 사진=최동훈 기자

프리센스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무선충전, 앞좌석 열선시트 등 사양을 벤츠 차량과 동일하게 갖춘 동시에 AR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프리센스 같은 고유 사양으로 차별화한 점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EQB와 비교할 때 앞좌석 통풍시트, 공기청정 기능, 360도 카메라 등 일부 사양을 갖추지 않은 점이 가격을 낮춘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Q4 e-트론의 도어 라이트. 사진=최동훈 기자
Q4 e-트론의 도어 라이트. 사진=최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