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이 3일 오후 하방 압박을 받는 가운데 리플도 속수무책으로 시세가 꺾이고 있다. 608원까지 밀리며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하락한 것에 우선 영향을 받았다. JP모건이 퍼스트리퍼블릭 인수에 나서며 금융주 공포가 매듭되는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 비트코인 하락으로 이어졌고, 그 여파라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중이기 때문이다.

FOMC 회의가 다가오는 가운데 시장 전반에 유동성 악화 우려가 커지는 것도 눈여겨 볼 포인트다.

이런 가운데 리플 소송전 추이가 심상치않다. 리플랩스가 SEC(미 증권거래위원회)가 리플을 증권으로 간주하며 증권법상 규제를 따르지 않았다며 소송을 건 가운데 최근 SEC의 공세가 날카로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리 겐슬러 미 SEC 위원장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올린 영상을 통해 반격에 들어갔다. 리플 소송의 핵심 쟁정인 가상자산의 증권성 여부를 두고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SEC를 상대로 소송에 들어가자 이를 강하게 반박하는 메시지를 냈다. 겐슬러는 "이익에 대한 합리적인 기대를 가지고 기업에 투자할 때는 계약이 존재한다"면서 "거래소든, 중개인이든, 딜러든, 투자 계약을 위한 중개인은 증권법을 준수하고 SEC에 등록해야 한다"고 밝혔다.

겐슬러의 발언이 나오기 전까지는 리플 소송에서 리플랩스가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바 있다. 당장 크립토베이스에 따르면 미국의 가상자산 전문 변호사 제레미 호건(Jeremy Hogan)은 지난달 7일(현지시간) "리플은 (가벼운) 벌금형에 그칠 것"이라며 "리플은 명확한 가상자산이 될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이번 소송을 통해 리플이 법원의 판단을 거치며 불확실성을 덜어낸 최초의 가상자산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겐슬러도 트위터를 통한 반격에 나서기 전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그는 이더리움과 리플이 증권인지 묻는 미 의회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강력한 가상자산 업계 규제가 적절한지를 따지는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겐슬러 위원장은 "법률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또한 여러 방향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말로 즉답을 회피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은 상황이 또 달라졌다. 겐슬러의 반격이 시작된 가운데 SEC와 리플이 오는 8일 비밀회합을 가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물론 비밀회합론 자체가 시세 하락을 무조건 끌어내는 소재는 아니지만, 리플 소송이 의외로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며 전반적인 분위기는 하락하고 있다.

사진=갈무리
사진=갈무리

최근 미 당국이 바이낸스에 규제를 강화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압박을 강화하고 있어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리플 소송전 국면에서 누군가 시세 조종을 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투자자들이 입체적인 투자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한편 리플 소송은 리플은 물론 전체 알트코인 시장의 운명을 결정할 중요한 바로미터다. 

SEC가 승소할 경우 다수의 알트코인이 증권으로 분류될 수 있으며, 이 경우 SEC가 관할하는 자본시장 규제 영역으로 들어와 공시·불공정거래·영업규제 등에 직면할 수 있다. 반면 리플이 승소할 경우 가상자산은 규제 수준이 낮은 CFTC(상품선물거래위원회) 관할에 놓일 가능성이 크고, 규제 리스크 해소로 리플을 포함한 여러 알트코인에 호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