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은 지난 17일 충북 청주 LG화학 양극재 공장 찾아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을 점검했다. [사진=LG그룹]
구광모 LG 회장은 지난 17일 충북 청주 LG화학 양극재 공장 찾아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을 점검했다. [사진=LG그룹]

LG그룹이 포스코그룹처럼 배터리소재 수직계열화에 나섰다. 포스코가 광물을 중심으로 소재로 뻗어갔다면 LG는 배터리셀 기업을 보유한 만큼 이와 관련한 수직계열화가 눈에 띈다.

20일 LG그룹에 따르면 이번 주 배터리소재와 관련한 굵직한 행사가 잇따랐다. 지난 17일 구광모 LG 회장이 배터리 소재 공급망과 생산전략 점검을 목표로 LG화학 청주 양극재 공장을 찾았다. 지난 19일에는 LG화학과 중국 화유코발트가 새만금국가산업단지(새만금)에 연산 10만톤 규모 전구체 공장 건설을 짓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2028년까지 LG화학 투자규모만 1조2000억원에 달한다.

 

“배터리는 미래성장동력”

구 회장이 직접 챙길 만큼 그룹 내 배터리소재 사업 위상도 강화됐다. LG화학 청주공장을 찾은 구 회장은 “양극재는 배터리 사업 핵심 경쟁력 기반이자 또 다른 미래성장동력으로서 선도적 경쟁우위를 지속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주공장은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을 중심으로 양극재를 연간 약 7만톤 생산한다. 이는 고성능 순수 전기차(500km 주행 가능) 배터리 약 70만대분을 제작할 수 있는 수준이다.

LG화학이 새만금에 짓는 전구체 공장은 양극재 수직계열화에 포함된다. 배터리 가격에서 40%를 차지하는 양극재 핵심 소재가 전구체이며, 전구체 원료가 바로 황산메탈이다. 새만금 공장에서는 향후 황산메탈과 전구체가 생산된다. LG화학은 이번 공장 설립으로 황산메탈→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2026년까지 1차로 5만톤, 2028년까지 2차로 5만톤을 증설해 연산 10만톤 규모 전구체 생산설비를 갖출 계획이다.

지난 19일 ‘LG화학·절강화유코발트 새만금국가산업단지 투자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LG화학]
지난 19일 ‘LG화학·절강화유코발트 새만금국가산업단지 투자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양극재 매출액도 순조롭게 성장 중이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분석에 따르면 LG화학 양극재 생산량과 매출액(양극재 등 첨단소재)은 ▲2017년 1만톤, 3조618억원 ▲2018년 2만톤, 3조2730억원 ▲2019년 3만톤, 4조9060억원 ▲2020년 4만톤, 3조8690억원 ▲2021년 8만톤, 4조8030억원 ▲2022년 8만톤, 8조510억원 ▲2023년(추정) 10만톤, 9조5703억원 ▲2024년(추정) 16만톤, 11조8068억원 등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2021년 양극재 생산량을 전년대비 2배로 늘리며 매출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회사는 2027년까지 양극재 생산량을 34만톤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양극재 생산량이 2024년 2배가량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단순산술로 매출도 24조원 수준으로 퀀텀점프가 예상된다. 이는 LG화학 2027년 양극재 매출액 목표치인 약 20조원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LG vs 포스코, 그룹사 방향 맞춰 소재 차별화

전기차 배터리는 전극(양·음극재 제작)→조립(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질 통합 셀 구성)→활성화(전기 에너지 활성화 및 안정화)→팩(모듈화) 등 크게 4가지 공정으로 구성된다. 각 과정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다수 기업이 수직계열화를 시도한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이 지난해 수직계열화를 이룬 포스코퓨처엠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양·음극재에서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양극재는 전구체와 양극재 생산을 음극재는 천연흑연 음극재, 인조흑연 음극재, 실리콘 음극재, 차세대 소재 등에서다. 이는 양·음극재를 구성하는 광물자원을 비롯한 원료를 포스코홀딩스에서 수급 가능한 점과 연결된다. 포스코홀딩스는 일찌감치 세계에서 리튬염호·광산, 니켈광산, 흑연광산 등을 선점했다. 덕분에 포스코퓨처엠은 양·음극재 기본 소재인 리튬, 니켈, 인상흑연 등을 구하는데 부담이 적다. 여기에 포스코 철강 부산물로 생산되는 콜타르는 인조흑연 음극재 재료가 된다.

LG화학과 포스코퓨처엠 배터리소재 밸류체인. [사진=이하영]
LG화학과 포스코퓨처엠 배터리소재 밸류체인. [사진=이하영]

LG화학 배터리소재 사업은 양·음극재를 넘어섰다. 앞서 언급한 양극재 수직계열화에 더해 2021년 일본 도레이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분리막 사업을 확장했다. 음극재 사업은 음극바인더와 탄소나노튜브, 기타 재료 사업에서는 방열접착제와 BAS(Battery Assembly Solution) 등 소재를 육성할 방침이다. LG화학은 자회사로 배터리셀을 제작하는 LG에너지솔루션을 뒀다. 배터리셀 업체를 보유한 LG화학 수직계열화는 배터리셀 전체에 걸쳐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 원가는 양극재가 44% 수준이며, 기타 소재가 약 25%를 차지한다. 이 외에 분리막(14%), 음극재(10%), 전해질(7%) 등으로 구성된다. 포스코퓨처엠이 조달이 가능한 소재를 중심으로 밸류체인을 구축한 것과 비교해, LG화학은 부가가치가 높은 소재를 중심으로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19일 전구체 공장 MOU를 체결하며 “새만금 전구체 공장을 기반으로 양극재 수직 계열화를 강화하고 안정적인 소재 공급망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세계 최고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