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고객이 차량 내부에 설치된 카메라로 실내에 남은 반려동물을 살펴볼 수 있는 애견 모드(dog mode)를 이용하는 장면. 사진=유튜브 캡처
테슬라 고객이 차량 내부에 설치된 카메라로 실내에 남은 반려동물을 살펴볼 수 있는 애견 모드(dog mode)를 이용하는 장면. 사진=유튜브 캡처

테슬라에 근무했거나 재직 중인 직원들이 고객 차량에 설치된 카메라로 녹화된 영상을 원격 시청했음을 실토했다.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앞서 고객 동의를 얻어 제한적으로 수집해온 영상 데이터를 실제로는 무분별하게 열람할 수 있는 상황이다.

7일(한국시간) 미국 매체 로이터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테슬라 전직·현직 직원 12명이 매체 인터뷰를 통해 영상 데이터가 내부 공유되고 있음을 주장했다.

인터뷰에 응한 직원들은 사내 메신저로 고객 차량에서 촬영된 영상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영상에는 알몸으로 차량에 다가오는 남성이나, 누군가 의도하지 않은 곳으로 끌려가는 듯한 모습 등이 담겼다고 언급했다. 로이터는 다만 해당 영상이나 사진 등 관련 증거물을 입수하지는 못했다.

한 직원은 “이는 명백한 사생활 침해”라며 “테슬라 차를 절대 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직원들에게 고객 차량에서 찍힌 영상을 분류하는 작업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 자료를 활용해 자율주행 기술을 발전시키려는 취지다. 테슬라는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영상 등 차량 주행 관련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에 대한 동의를 구하고 있다.

테슬라의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따르면 고객 차에서 찍힌 영상이 테슬라로 전송되는 것은 충돌, 급제동 등 특수 상황이 발생했을 때다. 블랙박스 카메라처럼 시동을 끈 후 활성화하는 ‘감시모드’ 상황에서 촬영된 영상은 차량 내 저장장치에만 저장된다.

하지만 직원들의 증언에 비춰볼 때 감시모드와 같이 차량이 주행하지 않는 상황에서 찍힌 영상도 테슬라에 전송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해당 영상을 분류하는 업무를 맡은 직원들이 영상 열람 권한을 오남용할 수 있는 소지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해당 사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