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좌)과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출처= 동영상 갈무리 
3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좌)과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출처= 동영상 갈무리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대체복무요원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였다.

김 의원은  "현재 법무부 예하에 대체복무요원이 몇명이 있습니까"라고 질문을 시작했고 한 장관은 "사전 질문 없이 숫자를 물어보면 답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은  "대체복무요원이 어디에서 근무하고 있냐?"며  목소리를 높였고 한 장관은 "호통치실 일이 아니다. 확인해보고 말씀드리겠다"고 응수했다. 

김 의원은 "대체복무요원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은 법무부 장관이 직무유기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장관은 "대체복무요원을 모르는 게 아니라 몇명인지 갑자기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꼭 예상 질문이 있어야 답할 정도 밖에 안되나" 라며 "우리나라 검사는 대략 몇명인가"라고 물었다.  한 장관이 "2000명 정도"라고 하자  김 의원은 "그 정도 답변만 해도 된다. 장관이  교정시설에서 가장 힘든 일을 하고 있는 대체복무요원에 관심이 없다는 얘기다"라고 일갈했다. 

"미리 질문 요지를 주면 답변하겠다"는 한 장관에게 김 의원은 "질문 요지 없으면 질문을 못하냐"고 다그쳤고 한 장관은  "지금 장학퀴즈 하는 거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맞섰다. 

김 의원은 한 장관이 대체복무요원과 간담회도 안했고 방문도 안한 것은 업무에 얼마나 소홀한 지 입증하는 것이라며 "본업에 충실하라. 정치적으로 나오지 말라"고  호통쳤다.

대 정부 질문이 정책질의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국무위원을 망신주기 위한 자리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대목이다.  

대체복무요원이 주제라면 관련 제도 개선책이나 법령상 미비점 등을 짚어야 하지만 장관이 특정 숫자를 얼마나 아는 지를 테스트 하는 자리로 바뀌고 말았다.  보는 이의 눈살이 저절로 찌푸러지지 않을 수 없는 장면이다. 

물론 국회의원의 질문에 감정이 섞인 듯 대응한 한 장관의 태도 역시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대 정부 질문이 정부와 국회간 정책 질의와 토론의 장이 아닌, 사실상 여야간 정쟁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점이다.  국무위원들과 야당 국회의원 사이에서 벌어지는 소모적 공방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