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건강의 프로바이오틱스 ‘락토핏’. 기사 내용과는 무관. 사진=종근당건강
종근당건강의 프로바이오틱스 ‘락토핏’. 기사 내용과는 무관. 사진=종근당건강

지난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광고선전비 지출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업체간 마케팅 경쟁이 활발하게 전개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한양행과 대웅제약 등 주요 제약기업의 지난해 광고선전비 지출은 5954억원으로 2021년 5390억원 보다 10.48%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이른바 셀프메디케이션 개념이 자리를 잡으면서, 건강기능식품과 의사 처방전 없이 구매 가능한 일반의약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제약기업 광고비 지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업체별로 보면 유한양행이 가장 많은 광고비를 지출했다. 지난해 유한양행 광고비 지출액은 1003억원으로 2021년(970억원) 보다 3.41% 증가했다. 

공격적인 광고비 지출은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안티푸라민’, ‘메가트루’ 등 일반약과 ‘엘레나’ 등 건기식으로만 2361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2021년 매출은 1556억원이었다. 성장률은 51.74%에 달했다.

출처=각사 사업보고서
출처=각사 사업보고서

두번째로 광고비 지출이 많은 기업은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2021년 보다 37% 늘어난 757억원을 광고비에 썼다. 대웅제약은 간장약 ‘복합우루사’, 비타민제 ‘임팩타민’ 등 블록버스터 일반의약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해 우루사(전문의약품 포함) 매출은 941억원, 임팩타민은 329억원을 올렸다.

이어 동국제약과 녹십자, 동국제약의 광고비 지출액이 많았다. 동국제약은 탈모개선제 ‘판시딜’, 정맥순환개선제 ‘센시아’ 등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으며 녹십자는 비타민제 ‘비맥스, 해열진통제 ‘탁센’ 등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종근당 역시 대중광고를 앞세워 비타민제 ‘벤포벨’을 자사 대표 일반의약품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벤포벨은 고함량비타민B 후발주자임에도 연 매출 169억원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급성장했다.

이밖에 기업 중에서는 휴온스, 대원제약, 셀트리온, 부광약품, 삼진제약 등의 광고비 지출 증가폭이 컸다. 특히 대원제약은 최근 몇년간 불모지였던 일반약 시장에 짜먹는 감기약 ‘콜대원’을 출시해 자사 첫 블록버스터 일반의약품으로 성장시킨 바 있다.

가파른 성장세 건기식 시장, 수익성은 ‘털썩’

출처=각사 사업보고서
출처=각사 사업보고서

이처럼 제약기업들의 대중광고 등 마케팅 경쟁은 건기식과 일반약 시장 성장 발판이 됐다. 다만, 업체간 치열한 마케팅 경쟁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국내 주요 제약기업의 건기식 사업부문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보령컨슈머헬스케어는 지난해 69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2021년 584억원 보다 18.86% 성장한 수치다. 

유유제약의 유유헬스케어와 대원제약이 인수한 극독에치팜은 각각 275억원, 258억원의 매출을 나타냈다. 유유헬스케어는 16.19%, 극동에치팜은 97.95%의 성장률을 보였다. 유일하게 국내 건기식 시장에 프로바이오틱스 열풍을 불러 일으킨 종근당건강은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주력 제품인 ‘락토핏’이 치열한 경쟁에 직면한게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가파른 매출 성장세와 달리 수익지표는 크게 악화됐다. 종근당건강은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손실액은 327억원에 달했다. 2021년 종근당건강의 순이익은 239억원에 달했다.

극동에치팜, 유한건강생활, 휴온스푸디언스도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극동에치팜은 지난해 22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유한건강생활과 휴온스푸디언스는 각각 187억원, 1600만원의 손실을 나타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21년에 비해 지난해에는 (프로바이오틱스 등 건기식) 시장이 정체된 측면도 있고 경쟁품목도 많아졌다”면서 “신제품 출시가 많아지면서 대중광고를 비롯 업체간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