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질문]

“저희 내부에서는 지금 여러 논의가 많습니다. 상대 측에서 자꾸 사실과 다른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어서 그에 대해 우리가 무언가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고요. 또 일부 의견은 그냥 무시하고 가자 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침묵하는 것도 대응이라 하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요?”

[컨설턴트의 답변]

일반적으로 기업이 침묵하는 경우는 상황이 자사에게 불리하거나, 가변성이 많거나, 당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는 등 자사가 커뮤니케이션 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이런 경우 굳이 커뮤니케이션 하게 되면 상황이 자사에게 더욱 불리하게 되거나, 가변성을 더 키우거나, 사실관계 외 여러 노이즈가 추가되는 결과가 예상되기 때문에 회사 스스로 커뮤니케이션을 통제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대응 전략으로서 의도적 침묵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대가 존재하는 이슈대응시 상대 의도대로 자사가 움직이게 되는 경우입니다. 상대가 싸움을 걸어오면 대부분 기업은 그에 이내 반응하게 됩니다. 자사의 그런 반응을 상대가 이미 의도한 것인 경우, 게임 주도권은 상대에게 넘어가게 됩니다. 따라서, 이를 간파한 기업이라면 상대 도발에도 반응하지 않고 침묵으로 대응합니다. 상대의 의도를 무시하는 것입니다.

상대의 노이즈 메이킹에 대응해야 하는가 대응하지 않아야 하는가 하는 판단은 자사가 대응하였을 때 과연 어떤 실익을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확인이 전제됩니다. 구체적 실익이 예상되지 않거나, 그 실익이 경쟁 커뮤니케이션에서 중요한 의미가 없을 때에는 침묵을 통한 무시 전략이 유효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상대의 의도에도 불구하고 자사가 강력 대응하는 경우 확실한 실익이 존재하고, 그 실익이 판을 흔들거나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그 대응은 의미가 있습니다. 침묵 보다 더 나은 대응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쉽게 비유하면 그런 경우는 상대가 하룻강아지여서 범 무서운지 모르는 경우라고 할 수 있겠지요. 압도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대의 최초 의도를 무력화 할 수 있다면 강력한 대응은 좋은 선택입니다.

현장에서 보면 상대의 도발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상대보다 강력한 명분과 유리한 사실관계 확보, 경쟁력 있는 대응 역량(예산 포함), 난타전도 감내할 수 있는 내부 결속, 실행팀의 자율성, 전사적 맷집(장기간의 혼란도 견뎌내는 펀더멘털) 등이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자산을 가지고도 때때로 전략적 침묵을 선택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이는 상황에 대한 전략적 판단에 의한 것이지요.

하지만, 많은 기업은 그러한 기반이 충분하지 못함을 스스로 알고 있습니다. 일부 또는 상당 부분이 부족한 경우 단편적 대응은 아예 대응하지 않는 것만 못한 결과를 생산해 내는데, 그것이 문제입니다. 그런 경우에는 전략적으로 침묵을 선택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이롭습니다. 만약 상대 또한 위와 같은 기반에 부족함이 있다면, 그 도발은 조만간 둔화될 수 있습니다. 반응하기 보다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며,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자사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라는 의미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