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본사.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KB금융, 신한금융, 농협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본사. 출처=각사
5대 금융지주 본사.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KB금융, 신한금융, 농협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본사. 출처=각사

금융지주사들의 사외이사 임기만료가 예정된 가운데 올해 주주총회 안건에 신임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줄줄이 상정했다. 일부 금융지주사들은 임기 만료되는 기존 사외이사의 자리에 새로운 인사를 채워 넣지 않기로 하며 사외이사진 수를 대폭 줄였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금융지주사 및 계열사들의 수장 교체에 이어 3월 정기 주총에서 사외이사진도 대대적 변화를 맞게 됐다.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중 8할 임기종료 임박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38명 중 30명(79%)가 이달 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먼저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올해 가장 큰 특징은 기존 12명이었던 사외이사 규모가 9명으로 축소된다는 점이다. 우선 변양호 전 사외이사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올해 초 자진 사퇴했다. 이로 인해 11명 남은 사외이사 중 10명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 건과 함께 8명의 이사후보에 대한 재선임 건 등을 의안으로 올렸다. 추가 선임 안건은 올리지 않았다. 재선임에 이름을 올려 연임이 결정된 인물은 곽수근·배훈·성재호·이용국·이윤재·진현덕·최재붕·윤재원 사외이사 등이다.

KB금융지주는 오는 24일 개최되는 2023년 정기주주총회의에서 사외이사 선임을 진행한다. 현재 사외이사는 7명으로 이중 6명이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에 KB금융지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최근 신임 사외이사 3명, 중임 사외이사 3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는 김성용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여정성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조화준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상근감사다. 또 김경호·권선주·오규택 사외이사는 중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이들의 정식 선임이 완료되면 KB금융지주는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3인의 여성 사외이사를 보유하게 된다. 특히 전체 사외이사 중 여성 사외이사의 비율은 42.8%로 높아지게 되며 이는 EU(유럽연합)가 2026년 6월부터 의무화한 사외이사 여성 비율 40%를 넘어선 수치다.

특히 올해 KB금융지주의 정기주총에는 임경종 전 수출입은행 인니금융 대표이사 선임안이 올라가 있다. 그는 KB금융지주 노동조합의 추천 인물이다. KB금융지주 노조는 지난달 임 전 대표를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임 전 대표를 선임하게 될 경우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총원은 8명으로 늘어난다

우리금융지주는 오는 24일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임종룡 회장 내정자와 함께 신임 사외이사 후보들을 정식 선임한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현재 7명인 사외이사 수가 6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우선 현재 사외이사 7명 중 4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중 노성태·박상용·장동우 사외이사는 사의를 표명했으며 정찬형 사외이사는 연임이 결정됐다. 3명의 인물이 빠지는 상황에서 최근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2인을 추천했다.

새롭게 추천된 지성배 후보는 IMM인베스트먼트 대표이자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을 역임했고, 윤수영 후보는 키움자산운용 대표이사와 키움증권 부사장을 거친 인물이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백태승·김홍진·양동훈·허윤·이강원·권숙교·박동문·이강원 등 사외이사 8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이밖에 NH농협금융지주는 사외이사는 총 5명이다. 현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것은 남병호·함유근 사외이사 2인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올해 업무계획에 금융지주 및 은행 이사회가 경영진에 대한 제대로 된 감시 기능 수행 여부 점검 등의 내용을 포함시켰다. 특히 금감원은 필요시 이사회 기능을 높이기 위한 개선 방안을 마련함은 물론, 이를 위한 사외이사에 대한 지원체계 강화 방안, 이사회 독립성·전문성·다양성 강화 방안 등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 정부 등 각계에서 금융지주의 이사회 변화에 대한 압박 수위가 낮지 않은 상황이다.

아직 주총까지 어느 정도의 기간이 남은 만큼, 이미 사외이사진 구성에 윤곽을 그린 금융지주사들도 추가적인 변화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사외이사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갈린다”며 “누군가는 이들이 전문성 등을 이유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보는가 하면, 누군가는 이들이 각자 전문성이 있다고 보는 시선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러한 시선과 별개로 최근 분위기 상 금융지주들의 사외이사 라인업에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이긴 한다”며 “이미 어느 정도의 계획 등을 밝혔다 해도 중간에 변동이 발생할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순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