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질문]

“저희가 A기업을 인수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피인수 예정인 A기업측 반발이 상당히 심각합니다. 저희가 아무리 러브콜을 보내도 그쪽 경영진의 공격성은 줄어 들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저희에 대해 부정적 여론전을 반복해 골치가 아픕니다. 이런 혼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우선 M&A딜을 둘러싼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전형적 특징에 대한 이해를 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자사의 딜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실 겁니다. 거의 모든 인수 합병 딜에는 혼돈스러운 상황이 일정 기간 지속됩니다. 각 회사 발 루머나 플레이용 정보가 난무하지요. ‘업계에 의하면’이라는 출처불명의 플레이어들도 흔히 가세를 합니다.

기사에 실린 정보가 상당히 중요한 대외비라도, 이를 기자에게 전달한 소스를 찾아낼 방법도 없습니다. 그 소스를 찾는 시간에 또 다른 정보가 기사화 되지요. 기자들은 어떻습니까? 딜에 대한 정보를 찾아 여기저기 헤맵니다. 당연히 그럴듯한 정보나 기사 프레임을 가진 측에서는 기자 접근을 강화하지요. 그에 대한 상대는 또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이해관계자의 움직임도 큰 혼란의 기폭제가 됩니다. 임직원, 거래처, 업계 관계자들은 물론이고요. 거기에 심각한 경우는 정부 정치권 관계자들이 개입하고, 규제기관이나 사법기관까지 가세하게 되면 상황은 아비규환이 됩니다. 매일 쏟아지는 기사량이나 온라인의 여론 규모는 상상을 초월하게 되지요.

이런 혼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라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인수 주체로서 ‘딜’ 그 자체에만 주목하고 그에 대한 목적과 목표에 우선 집중하시는 것 뿐입니다. 상황이 혼란스러울수록 그 딜에 대한 집중 전략은 의미가 있습니다. 옛 로마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는 “자신이 항해해야 할 항구를 모른다면 어떤 바람도 도와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핵심에 집중하고 목적과 목표를 챙기는 기업이 딜 성공에 유리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아무리 여론전을 하더라도 그 성질을 담담히 분석해 보십시오. 만약 그것이 단순 노이즈를 일으키는 성격의 것들이라면 이는 무시해야 할 가치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에 대해 자사까지 티격태격 하는 (대응이 아니라 단순한) 반응을 한다면 이는 상대 의도대로 노이즈 시장에 함께 좌판을 열어주는 것이 됩니다.

만약 상대가 지속하는 여론전 성질이 인수자인 자사의 ‘딜’ 자체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성격의 것이라면, 그에 대해서는 강력 대응하고 상대의 움직임을 제한 시켜야 합니다. 이런 의사결정과 대응을 위해서 인수 기업에서는 상대의 여론전을 최대한 안정적 시각에서 분석하고, 중대한 성질을 띠는 경우를 위한 대응 준비와 역량을 갖추며 때를 기다릴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측 피인수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적대적 인수합병 딜에서 피인수 기업측이 노이즈를 발생시키며 저항하는 것은 일반적인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노이즈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우선순위를 두어 ‘딜’에 영향이 적은 아이디어라면 과감하게 생략하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단기적으로 단순 노이즈만 풍성하게 내다 결국 인수 당해버린 기업들은 꽤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