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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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규제샌드박스 시행 4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성공스토리를 공유하고, 규제애로 및 제도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한상의와 국무조정실은 15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규제샌드박스 4주년을 맞아 ‘규제샌드박스 혁신기업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이정원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정부관계자와 규제샌드박스 승인기업 대표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간담회에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전시장을 관람하며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전시장에는 규제샌드박스로 사업허가를 받은 기업들이 다양한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모빈(대표 최진)은 바퀴만으로 계단을 오르내리고, 야간에도 서비스가 가능한 배달로봇을, 에이치로보틱스(대표 구익모)는 집에서도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원격재활로봇을 전시했다.

또 두루스코이브이(대표 김옥연)은 작은 주차블럭에도 설치 가능한 카스토퍼형 전기차 충전기를, 증강지능(대표 조근식)은 가상·증강현실 기술로 최신 항공기 정비교육을 제공하는 솔루션을 전시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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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샌드박스 4년, 기회의 문 넘어 도약의 발판으로”

한덕수 국무총리는 인사말에서 “존경하는 혁신기업 관계자 여러분들과 또 오늘과 같이 뜻깊은 대화의 자리를 마련해준 최태원 회장님을 비롯한 대한상의 여러분들에게 감사드린다”라면서 “올해로 시행 4년째를 맞이한 대한상의 주도의 규제 샌드박스는 여러 규제로 인해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는 혁신기업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규제 승인 건수도 매년 200건씩 늘어나고 있을 정도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의 운영 방향을 지지하며, 나아가 혁신 기업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들을 국가적 차원에서 줄여나갈 수 있도록 정부 관계자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많은 혁신기업 관계자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행사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귀중한 시간 내주신 한덕수 총리님과 내빈 여러분 그리고 기업에서 오신 많은 사장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며, 규제샌드박스 4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성과와 발전 방향에 대해 소통하는 자리를 갖게 되어서 아주 뜻깊게 생각합니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출처= 대한상공회의소
출처= 대한상공회의소

최 회장은 “대한상의는 2020년 5월에 민간 샌드박스지원센터를 출범해서 지난 3년간 정부와 함께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운영해왔습니다”라면서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신기술·신산업 분야에 다양한 사업모델이 시장에 진출하고 있지만, 여전히 법과 제도가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사업화에 어려움 겪는 경우 있으며 특히 이해갈등이 있는 신기술·서비스의 경우 샌드박스 기회마저 얻기 어려운 실정입니다”라고 현재의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최 회장은 규제샌드박스가 보다 실질적이고 광범위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규제혁신과 함께 미래산업, 지역경제, 일자리 창출 등 현안을 통합적으로 해결하는 다른 차원의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조금 더 확장된 개념의 규제 샌드박스인 '메가 샌드박스'를 제안했다. 

그는 “지역에 특화된 미래전략산업을 선정해서 산업 단위의 규제를 대폭 유예해주고 관련 교육, 인력, R&D 등 인프라를 조성해 거대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재정과 조세,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 기업 이전과 투자 활성화를 유도해 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하는 형태의 메가 샌드박스 개념을 제안하고 싶습니다”라면서 “샌드박스가 앞으로도 혁신의 물꼬를 틀고 나가면서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끌어 올리기는 주요한 역할을 해주기를 희망하며, 오늘 간담회에서도 다양한 규제샌드박스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 

 규제샌드박스 발전방안 등 건의에 주무부처 답변

이날회에서는 혁신기업들의 각종 질의에 주무부처가 직접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쉐코 권기성 대표는 “해양방제로봇이 해양오염방제업 장비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은 “해양오염방제로봇의 성능 인증 기준이 마련된 후 방제업 등록에 필요한 장비의 성능기준을 충족할 경우 관련 장비를 대체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정비하겠다”고 답변했다.

빈센 이칠환 대표는“선박용 수소연료전지설비 시험검사에 관한 통합기준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황수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은 “복수의 검사로 인한 기업부담 완화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 공감한다”라면서 “각 시험검사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공통항목 검사기준 연계, 해당항목 검사결과 상호인정 등 합리적 방안을 해수부와 협의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정훈 기자

특례승인 건수 2020년 51건 → 2022년 103건

행사에서는 대한상의 규제샌드박스 지원센터의 성과를 발표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발표자로 나선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대한상의가 정부와 협력해 특례승인을 받은 건수는 2020년 51건에서 2022년 103건으로 늘었고, 전체 승인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4%에서 45%로 2배 가량 증가했다”라면서 “신제품과 서비스 출시로 투자 921억원, 매출 530억원, 고용 2,617명의 경제적 효과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우 부회장은 “규제샌드박스 승인기업의 사업중단이 없도록 신속하게 법령을 정비하고, 규제샌드박스가 유니콘 육성의 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달라”라면서 “규제뿐만 아니라 교육, 금융, 지자체 권한 이양까지 실증범위를 확대한 지역단위 통합적 샌드박스(가칭; Mega-Sandbox)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