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E리서치 통계 기준 지난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1위를 기록한 중국 CATL과 2위인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부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기술을 둘러싼 자존심 싸움을 치열하게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7월 진행된 2022년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2023년에는 기존 중국 남경 배터리 생산 라인을 LFP 라인으로 전환해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북미 시장 현지 대응을 위해서 2024년에 미국 미시간 공장 내 신규 LFP 생산 라인을 구축한다”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0년부터 중국 상하이에서 생산되는 테슬라 모델 3와 모델 Y 등을 대상으로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NCM 배터리의 경우 주행거리 강화에 초점을 맞춘 롱레인지 모델과 고성능 중심의 퍼포먼스 모델에 들어간다. 가장 저렴한 테슬라 모델 3 후륜구동 모델에는 LFP 배터리가 장착되는데, 현재 기준에서 해당 차량에는 CATL의 배터리가 들어간다.

LG에너지솔루션 (사진=조재환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사진=조재환 기자)
테슬라 모델3. 출처= 테슬라 공식 홈페이지 캡처
테슬라 모델3. 출처= 테슬라 공식 홈페이지 캡처

테슬라는 지난해 1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출고 차량중 LFP 배터리 탑재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렸다. 최근 테슬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공급처를 다양화하는 만큼, 테슬라 스스로 CATL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도 LFP 배터리 탑재를 위한 중요한 공급처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고, LG에너지솔루션 스스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확대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CATL은 테슬라에 이어 미국 포드와 손잡고 LFP 배터리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포드는 지난 13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CATL과 LFP 배터리 협업 사실을 공개했다. 또 미시간 지역에 35억달러(약 4조4625억원)를 투자해 LFP 공장을 만든다는 계획도 전했다. 포드는 오는 2026년부터 공장에 2500명의 인력을 확보하고, 포드 머스탱 마하-E 전기차에 탑재될 LFP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포드가 공개한 LFP 배터리 셀 (사진=포드)
포드가 공개한 LFP 배터리 셀 (사진=포드)
포드의 첫 순수전기차 머스탱 마하 E. 출처= 포드
포드의 첫 순수전기차 머스탱 마하 E. 출처= 포드

포드는 자체 보도자료에서 LFP 배터리의 특징과 NCM 배터리 특징을 그래프로 표현했다. LFP의 경우 NCM보다 재료 확보에 용이하고, 가격 확보에 이점이 있다는 것이 포드 설명이다. NCM은 재료 확보가 LFP보다 불리하지만 에너지 밀도와 추위 등에서 강하다는 이점이 있다. 최근 LFP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의 주행거리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만큼, NCM과 LFP간 기술 간격이 좁혀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포드가 LFP 배터리 협력을 CATL과 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포드는 “NCM 배터리와 LFP 배터리는 각자 만의 이점이 있다”라며 기존 NCM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과의 관계도 중요하게 바라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